기업 매출 3분기 연속 '뒷걸음질'…수익성은 개선
기업 매출 3분기 연속 '뒷걸음질'…수익성은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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低유가에 상품가격 하락…수출입 여건은 호조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올 3분기 우리 기업의 매출 규모가 대기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3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액은 기업의 경영 규모와 동시의 미래수익창출능력, 즉 성장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상품 가격이 떨어지면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기록하고 있는 매출액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수출보다 수입 물가가 더 크게 내린 탓에 수익성은 다소 호전됐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3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금융감독원 지정 외부감사대상법인기업 1만6281개중 3065개 업체를 표본으로 조사한 결과 3분기 법인기업의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기업 매출은 동 기준 편제 이후인 올 1분기부터 3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 2009년 소폭(-0.1%) 감소했던 기업 매출액은 2010년부터 지난해 1분기(1.5%)까지 증가세를 이어왔다. 이후 유가 하락세가 본격화되고 세계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2분기 2.9%, 3분기 3.2%씩 감소했고, 연간 기준으로는 1.5% 감소세를 기록했다. 다만, 올 1분기(-4.7%)와 2분기(-4.1%)대비해서는 매출액 감소폭이 다소 축소됐다.

지난해까지의 분석 대상 기업은 대기업 비중이 높은 주권상장법인 및 비상장 주요기업(1700개)으로 매출액 기준 전체의 46%만을 포괄해왔다. 중소기업까지 포함한 올해 편제 기준을 감안할 때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중소기업 매출액은 3분기에도 6.5%나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기업 매출의 감소 양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의 기업 매출액 감소세에는 가격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박성빈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생산자 물가, 수출 물가 등 전반적인 물가가 떨어지면서 매출액이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3분기중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동기대비 4.4% 하락했고, 수출물가는 1.9% 떨어졌다. 수입물가의 경우 13.6% 급락했다.

부문 별로 보면 주로 수출비중이 높은 제조업의 매출액이 2.1% 감소했고, 비제조업 매출도 0.8% 줄었다. 규모 기준으로 보면 대기업 매출은 3.4% 급감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6.5% 증가해 크게 확대됐다.

제조업 중에서도 원자재 가격 하락의 영향이 큰 석유화학(-17.7%)과 금속제품(-8.1%) 위주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 기계전기전자(8.7%)와 섬유의복(6%), 목재종이(4.3%) 매출은 확대됐다. 비제조업의 경우 전기가스(-13.3%) 매출이 크게 줄면서 전체 평균을 깎아먹었고 건설업 매출은 2분기 0.5% 감소에서 3.9% 증가 전환됐다.

저유가에 따른 물가 하락 영향이 원·달러 환율 상승과 맞물려 수입물가의 낙폭을 더 키우면서 수익성은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분기중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전분기와 같은 5.6%를 기록했다. 1000원어치 팔아 56원 가량 남겼다는 의미다. 전년동기(4.5%) 대비해서는 크게 개선된 수치다.

박성빈 팀장은 "원자재 가격 안정과 원화 환율 상승으로 기업 수익성은 개선 효과를 입었다"며 "지난해 부진했던 휴대폰 판매가 회복되면서 전기전자업종의 이익률이 높아지고 저유가 지속에 따른 석유화학 부문의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소멸된 것도 수익성 향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부연했다.

부문 별로 보면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6.0%로 2분기(5.6%)보다 다소 개선됐으나, 비제조업은 일부 건설업체의 손실 여파로 2분기 5.6%에서 3분기 2.9%로 낮아졌다. 제조업 중에서도 금속제품(9.1%)과 기계전기전자(8.1%)의 이익률이 크게 개선돘고, 운송장비(-2.6%)는 0.4% 상승해 증가 전환됐다. 비제조업에서는 건설업 이익률이 2분기 6.3%에서 3분기 1.9%로 급락했고, 전기가스도 9..3%에서 8.9%로 낮아졌다.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기업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부채비율도 3분기 102%로 2분기(102.9%)대비 다소 호전됐다. 차입금 의존도도 2분기 26.4%에서 3분기 26.3%로 낮아졌다. 다만, 건설사의 부채비율은 2분기 195%에서 3분기 210.5%로 악화됐고, 운송장비(141.9%)와 기계전기전자(55.5%)도 소폭 올라갔다.

박 팀장은 "주택시장 호조로 건설업의 매출이 증가 전환됐고, 중소 건설업체는 수익성도 호전됐다"며 "일부 대기업의 해외건설 관련 손실 확대로 수익성 및 부채비율이 다소 나빠진 것으로 모니터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건설업 매출이 늘면서 차입금보다는 매입채무 선수금이 발생한 것도 부채비율에는 상승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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