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마케팅 줄줄이 축소…수수료 인하 여파
신용카드 마케팅 줄줄이 축소…수수료 인하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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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앞으로 신용카드 회원들은 종전과 같은 높은 혜택을 받기 어려워 보인다. 카드사들이 정부의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감행으로 발생할 약 6500억원의 적자 폭을 최소화하고자 고심하는 가운데 신용카드 소멸포인트 기부 법제화까지 거론되면서 대책 마련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일단 수익성이 낮은 상품의 발급을 중단하고, 혜택을 줄이는 등 마케팅 비용을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내년 1월부터 10개 카드 상품의 발급을 중단한다. 해당 카드는 △더 에이스 스카이패스 카드 △더 에이스 아시아나 클럽 카드 △더 베스트 카드 △더 베스트 스카이패스 카드 △더 레이디 베스트 카드 △더 레이디 베스트 스카이패스 카드 △콩코스 더 레이디 베스트 카드 △콩코스 더 레이디 베스트 스카이패스 카드 △하이 포인트 알피엠 카드 △하이 포인트 나노 카드 등이다.

대부분 높은 항공 마일리지 적립과 주유할인 등을 제공하던 상품들이다. 또한, 연회비가 20만~50만원 수준인 매스티지 카드가 많았다. 매스티지 카드는 연회비가 다소 비싸지만, 높은 혜택을 제공하면서 최근 반응이 뜨거운 상품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에 판매가 중단되는 카드의 경우 출시된 지 6~7년 지난 상품이다"며 "일부 카드는 디자인 수정 및 혜택 조정을 거쳐 재출시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카드 상품의 경우 과거 수수료 체계를 고려해 그에 맞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카드사들의 이런 움직임은 내년부터 수익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도 하반기 일부 상품의 할인 혜택을 조정한다. 대표적인 매스티지 카드 상품 더 퍼플 카드는 퍼블리카 아틀리에 제휴 서비스 할인율을 10%에서 5%로 축소한다. 인터컨티넨탈 호텔 발렛파킹 서비스도 월~일요일과 공휴일 모두 제공하던 것을 금~일요일, 공휴일을 제외한 주중에만 이용 가능하도록 변경한다. 현대중공업가족카드의 현대오일뱅크 주유·할인 혜택도 리터당 90원에서 71원으로 낮아진다.

KB국민카드의 경우 내년 1월부터 포인트림 라임과 잇 플레이 카드 등 14종 27개 상품을 판매 중단한다. 또 비씨 아시아나 클럽 카드, 인디안모드 카드 등 4종 11개 상품은 운영 중단한다. 이 카드들도 항공 마일리지 적립과 높은 할인 혜택을 제공하던 상품이다.

삼성카드 역시 내년 1월부터 일부 카드의 항공 마일리지 적립률을 변경한다. 대한항공은 포인트 25점, 아시아나항공은 포인트 20점당 1마일리지로 각각 전환이 가능해진다. 앞서 삼성카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포인트 15점당 1마일리지로 전환이 가능했었다.

신용카드사의 마케팅 축소 바람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7월 김을동 새누리당 의원이 유효기간이 지나 소멸하는 카드 포인트를 의무 기부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는 카드사의 잡수익이 되는 소멸 포인트 비용을 저소득층을 위해 사용하자는 목적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매년 유효기간이 지나 소멸하는 카드 포인트는 약 1000억원 수준이다.

한 대형카드사 관계자는 "회원의 포인트는 서비스 제공이 목적인데, 이를 현물로 환산해 기부할 경우 카드사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약 6500억원의 적자가 나는데 소멸포인트 기부까지 법제화된다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 내년 상반기까지는 시장 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며 "앞으로 현재와 같은 높은 혜택과 무이자할부 등 프로모션 제공은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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