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IR은 신뢰다"
[전문가 기고] "IR은 신뢰다"
  • 이종승 IR큐더스 대표이사
  • yoon@seoulfn.com
  • 승인 2015.12.15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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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승 IR큐더스 대표

내실 있는 우량 중견기업의 경영진 중에는 주가는 실적을 반영하는 것인 만큼 실적만 좋으면 되는 것이지 구태여 IR을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냐며 IR 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경영진이 적지 않다. 이러한 생각이 IR 활동을 주가부양책의 하나로만 인식하고 있는 일부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영진에 비해서는 올바른 생각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또한 바람직한 생각은 아니다.

기업이 보여준 최근의 우수한 실적은 과거의 한 모습일 뿐이다. 물론 최근에 좋은 실적을 보인 회사가 미래 실적도 좋을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 좋은 실적을 냈다고 해서 반드시 미래의 양호한 실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가치의 본질은 기업의 미래가치이다. 조금 구체적으로 말하면 기업가치는 미래 예상이익을 적절한 할인율로 할인한 현재가치의 합이다. 미래 예상이익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할인율에는 미래 예상이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영되어 있다.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을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표현할 수 있다.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작아 이익 전망치의 신뢰성이 높은 기업이라면, 리스크 프리미엄이 작아 할인율이 낮게 적용된다. 할인율이 낮아지면 미래의 예상수익이 같더라도 현재가치가 커져 기업가치를 크게 평가하게 된다.

기관투자가 등 전문적인 투자자라면 그 기업이 좋은 실적을 냈다하더라도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을지 끊임 없이 의문을 가지고 고민한 후에 확신이 들 때 비로소 투자의사결정을 하는게 일반적이다. 회사의 실적이 단순히 주변 환경 때문에 우연히 이룬 것이 아니라 우수한 경영진과 탁월한 경영전략의 결과라면 그러한 실적은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기업이 시장에 신뢰성 높은 가이던스를 제시한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 기업이 가이던스를 제시한다는 것 자체는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고 있는 기업의 미래에 대해 회사측에서 수립한 경영목표라는 수치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측면에서 시장과 소통하려는 노력의 실천으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가이던스 제시에 있어 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이 달성가능한 신뢰성 있는 가이던스를 제시하는지 여부이다. 기업이 제시하는 가이던스를 통해 시장에 대한 기업의 자세와 기업의 역량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스스로 판단해도 달성 가능성이 희박한 부풀려진 가이던스를 의도적으로 제시한다면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기업이 경영환경에 대해 정확히 판단하고, 이를 기초로 대응전략을 수립하여, 이에 근거하여 수립한 달성 가능한 경영목표를 가이던스로 제시하였고, 실제 가이던스의 달성률이 높다면, 시장에서는 이를 회사의 경영진과 경영전략의 우수함을 판단하는데 중요한 근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신뢰성 있는 가이던스를 제시하는 회사라면 미래 전망에 대해서도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신뢰성 있는 가이던스의 제시는 시장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는 확실한 IR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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