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M&A한 오랑캐식 경영전략
중국을 M&A한 오랑캐식 경영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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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아화재 권처신 사장 © 서울파이낸스 “역사는 살아있는 과거다”

권처신 신동아화재 사장은 “역사는 살아있는 과거라고 할 때 이 말이 지니는 의미는 성공과 실패의 사실(史實)에서 교훈을 얻고 이를 현재에 창조적으로 적용시킴으로써 미래 발전의 계기로 삼자는 데 있을 것이다”며 임직원들에게 책 한권을 추천했다.

권 사장이 추천한 도서는 ‘글로벌 CEO 누르하치’.
 
이 책은 16세기 후반 변방의 일개 부족장이었던 한 ‘오랑캐’가 단 13명의 기병(騎兵)으로 폭풍같이 일어나 자신의 몸집보다 20여 배나 더 큰 강대국 명을 물리치고 마침내 중원의 지배자로 등극하는 과정을 기업경영의 M&A관점에서 고찰함으로써 우리 기업이 글로벌 경쟁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아시아의 맹주이자 21세기 초 세계의 슈퍼파워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은 그 기나긴 역사만큼이나 수많은 민족과 영웅들이 나타났다 사라져간 영욕의 땅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삼국시대의 영웅혈전은 차치하고라도 13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이후 ‘금(金)-원(元)-명(明)-청(淸)’으로 이어지는 지배세력의 교체는 이 땅이 얼마나 이민족과 한족(漢族) 간 쟁패의 현장이었나를 잘 알 수 있게 한다.

권 사장은 “누르하치는 만주족의 한 부족인 건주여진(建州女眞)의 추장으로, 그가 지녔던 미래에 대한 투철한 믿음과 대륙을 정벌하기 위해 활용한 오랑캐식의 다양한 전략 전술은 21세기의 생존비법으로서도 충분히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만하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누르하치가 세운 청 왕조는 이후 268년간이나 중국대륙을 지배하면서 근대중국, 나아가 현재의 슈퍼파워 중국으로 이어지는 대륙의 역사에서 잊을 수 없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이 책에서는 △성패의 핵심은 조직력 △전략적 제휴와 이이제이 정책 △현지화 전략을 통한 효율적인 조직통제 △경영성과에 따른 공평한 분배 등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모든 여진족을 팔기제라는 국민개병제의 원칙으로 일사불란하게 묶어내 중국을 M&A하는 원동력으로 삼았다. 모든 힘의 근원은 조직적 우위에서 나오므로 가장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조직으로 기업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또 종족 내 갈등을 봉합하고 이민족과의 세력대결 과정에서 누르하치는 탁월한 식견과 전략으로 최대의 능력을 보여준다.

몽골과는 침략과 제휴의 이중전략을 택해 중국 정복이라는 한곳에 힘을 집중시킬 수 있었으며, 한인들에게는 이이제이(以夷制夷), 기미같은 중국식 전략을 사용해 그들을 굴복·동화시켰다. 경쟁사가 지배하던 방식을 채용,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결국은 최강자로 군림하는 것은 이 시대의 보편적 생존방식 중 하나가 되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누르하치는 여진족이라는 소수민족이자 변방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한족과 같은 거대민족을 효율적으로 통제했다. 한인 관료, 투항자, 귀순자, 포로 등 우수인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그 지식을 십분 활용하면서 복종을 한 사람에게는 그에 맞는 권한과 힘을 부여했다.
▲    ‘글로벌 CEO 누르하치’ @ 서울파이낸스

M&A하는 사람은 철저히 조직을 개혁하든지 현 조직이 자발적으로 복속되도록 해야 하고, 기존 조직의 핵심기술과 지식을 활용함으로써 지식경영의 기초로 삼아야 한다.

권 사장은 “누르하치는 다른 민족, 다른 영토를 복속시키면 그 약탈물을 전투 참여자에게 공평하게 분배하고 세력 성장에 따른 자부심을 공유했다”며  “기업 또한 경영비전을 전 구성원이 공유하고 경영성과를 공평히 분배하면서 자부심을 심어주어야만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하며 임직원들에게 책을 추천했다.

21세기는 다시 유목민의 시대라고 한다. 말과 활로 무장하고 세계를 정복했던 칭기스칸과 누르하치의 유목민족처럼 이제는 인터넷과 정보로 무장한 노마드(nomad)족이 미래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는 시대다. 시대적 동시성을 넘어 풍부한 역사적 관점과 비전을 갖춘 사람과 기업만이 성공의 무대를 활짝 열어젖힐 수 있는 시대가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글로벌 CEO 누르하치’
전경일 지음/ 삼성경제연구소/ 2005년

송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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