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국내 미디어산업 성장을 위한 제언
[전문가 기고] 국내 미디어산업 성장을 위한 제언
  • 김진경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기획홍보국장
  • JKKIM@KCTA.OR.KR
  • 승인 2015.12.03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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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경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기획홍보국 국장

인간이 사는 세상에는 갈등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갈등은 한자로 葛藤, 즉 칡과 등나무라는 뜻이다. 풀어 쓰자면 얽혀있는 칡나무와 등나무만큼이나 서로의 일과 사정이 복잡하게 뒤얽혀 화합을 이루지 못하고 서로 충돌하고 적대시하는 것이 갈등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방송, 콘텐츠 산업에서 가장 큰 갈등 중 하나를 꼽으라면 케이블TV에서 지상파 방송의 VOD(주문형비디오)를 볼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소식일 것이다. 콘텐츠 공급대가를 모든 케이블TV 가입자 당 특정금액을 요구하는 CPS(가입자 정산)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면서 현재까지 여전히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 12월 31일까지 협상기한이 연기가 되면서 VOD 콘텐츠 제공이 중단 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이런 갈등 속에서 미디어 산업의 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고민이나 시청자의 볼 권리는 배제돼있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갈등은 해결하기 위해 존재한다. 문제는 갈등 해결의 과정과 방향이다. 대립하는 어느 한 쪽이 이기면 갈등은 해결되는 것일까? 다시 한번 칡나무와 등나무를 생각해 보게 된다. 두 나무가 얽힌 모습이 흉하다고 한쪽을 잘라내 버리면 어떤 결과가 일어날까. 한쪽을 잘라내면 다른 나무는 홀로 건강하게 자라게 될까?

놀랍게도 칡나무와 등나무는 서로 얽혀서 성장할 때 가장 높게 성장할 수 있다. 서로 얽혀 있는 그 자체로 혼자서는 닿을 수 없는 높이까지 지탱이 되기 때문이다. 갈등이란 이렇게 위대한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다시 한번 갈등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두 개의 나무가 얽혀서 가장 높은 위치까지 자라나듯 서로를 성장시키는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교류가 갈등의 본질 아닐까.

우리 미디어 산업은 현재 성장이냐 몰락이냐의 중요한 기점에 서있다. 우리나라의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그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빠르게 변해가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세계적인 공룡 플랫폼 기업들이 한국 시장을 노크하고 있기도 하다. 콘텐츠만 제공하고 플랫폼을 통째로 내준다면 과연 바람직한 일일까? 콘텐츠와 플랫폼이 동시에 성장해야 건전한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지속적인 발전도 담보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미디어 산업은 지금보다 훨씬 더 성장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견해차이가 있을 수 있고 크고 작은 충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칡과 등나무의 모순에서 보듯 이는 동반성장을 위한 갈등이어야 한다. 눈앞의 이익이 아닌 산업 전체의 발전을 위한, 그리고 무엇보다 미디어 산업이 존재할 수 있는 본질적인 이유인 시청자를 위한 방향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며 갈등을 풀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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