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미래 전략은 달라도 투자는 '한마음'
석화업계, 미래 전략은 달라도 투자는 '한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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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27일 중국 남경에서 개최된 전기차 배터리 공장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이 공장 준공 버튼을 누르고 있다. (사진=LG화학)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올해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미래 전략사업은 달라도 연구개발(R&D) 투자에는 적극 나서고 있다.

2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한화케미칼·롯데케미칼의 내년 영업이익 총합은 올해 추정치인 3조6466억원보다 1조 가까이 늘어난 4조2346억원으로 전망됐다. 그동안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던 이들 3사가 내년 결실을 보게 됐다는 분석이다.

LG화학은 올해 R&D 비용이 약 6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18% 증가한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등 중대형 배터리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10월 중국 남경시에 '남경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했다. 남경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2만5000㎡ 면적으로, 연간 고성능 순수 전기차 5만대 이상(32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기준),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기준으로는 18만대 이상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췄다.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LG화학의 공격적인 투자에도 아직 수익성은 떨어진다. 지난해 전지사업본부 매출 2조8500억원 중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중대형 배터리 부문 매출은 6000억원 정도다. LG화학은 지속적으로 R&D 투자를 확대해 내년에는 1조2000억원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최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비수기인 4분기에 화학과 정보전자의 이익은 줄 것이나 전지의 이익은 중대형 전지 출하량 증가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전기자동차용 중대형 배터리 분야는 기존 시장에 안주하고 있던 일본 업체들보다도 한발 앞서 도전을 시작했다"며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려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한화케미칼의 경우에는 태양광산업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의 자회사인 한화큐셀(태양광 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이 약 4938억원, 영업이익은 약 606억원을 기록하는 등 최대 실적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2분기 대비 약 40배 급증한 수치다. 한화케미칼 측은 "태양광 부문의 개선은 공격적 증설을 통한 성장으로 원가율이 개선되는 등 적극적인 투자가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또 한화케미칼은 본업인 석유화학사업에서의 R&D 기능 강화를 위해 지난달 카이스트(KAIST)와 '카이스트-한화케미칼 미래기술연구소'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석유화학회사가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연구소를 설립하는 것은 처음이다. 한화케미칼은 이 연구소에서 차세대 석유화학 물질 원천기술 및 제조기술 개발, 혁신적 에너지 저감이 가능한 고순도 정제 공정 개발 등 사업성이 높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범용제품 중심의 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저유가, 셰일가스 개발,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다양한 대외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래형 원천기술 확보가 중요하다"며 "연구소 설립이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총 사업비 4조3000억원이 투입된 유라시아 최초의 대규모 석유화학공장이 공사를 마치고 시험생산에 들어갔다. 롯데케미칼이 우즈베키스탄에 약 30만평 규모로 설립한 이 공장은 2016년 1월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롯데케미칼은 우즈벡을 거점으로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게 된 것이다. 석유화학의 불모지에 가깝던 유라시아 대륙에 국내 최초로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을 건설, 유럽과 중앙아시아뿐만 아니라 러시아, 북아프리카까지 시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천연가스 채굴부터 기액분리와 수송, 가스 분리, 에탄 크래킹,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석유화학 제품생산에 이르기까지 완전 수직계열화를 이뤄냈다. 지난 10월 삼성의 화학계열사인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을 인수하며 수직 계열화를 통한 고부가 제품 라인업 확대도 가능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에도 적극적인 투자가 실적 개선을 이끌어 내고 있다"며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에너지 신사업 비전을 제시해 태양광,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에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올해 실적이 좋았던 것은 워낙 안 좋았던 지난해와 비교해 상대적인 면이 있다. 글로벌 경기 불황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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