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현대百 판교점 개점 100일…식품관 '웃었다'
[르포] 현대百 판교점 개점 100일…식품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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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구변경기자

쇼핑객으로 연일 장사진…패션관은 '글쎄'

[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지난 8월 21일 현대백화점이 야심차게 선보인 '수도권 최대규모'의 판교점이 28일부로 개점 100일째를 맞았다.

얼마 전 현대백화점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오픈 이후 74일 동안 총 270만명이 방문했으며 구매객 10명 중 5명이 10km이상 원거리에서 오는 이른바 '원정 쇼핑족'이라며 광역화 전략이 적중했다고 자평했다.

이후 100일을 맞은 시점에서는 오픈 이후 매출액은 2100억원, 누적 방문객은 1000만명을 기록했다는 자체 조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 28일 주말 오후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찾았다. 우선 백화점 측이 개점 당시 내세웠던 '국내 최대 식품관'이 위치한 지하 1층으로 향했다.

국내 최대 규모로 꼽혔던 신세계 센텀시티 식품관(8600㎡)보다 1.6배 크다는 현대 식품관(1만3860㎡)은 식품 매장마다 길게 늘어선 줄로 장사진을 이뤘다. 상당수 백화점들이 '장사가 안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쇼핑객들은 가족단위, 연인, 친구 등 연령대도 다양했다.

특히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컵케이크 전문점 '매그놀리아'와 덴마크의 대표 음료 체인점 '조앤더주스', 부산 명물 '삼진어묵' 등은 길게 늘어선 줄로 상당시간 기다리지 않으면 주문이 어려울 정도였다.

친구들과 인천에서 일부러 판교점을 찾았다는 이 모(28·여)씨는 "지하철을 3번 갈아타고 왔지만 브랜드도 많고 면적도 넓고 맛도 있어서 만족한다"며 "무엇보다 외국에 나가지 않아도 외국브랜드를 접할 수 있고, 요즘 현대 식품관이 '핫'하다는 얘기를 듣고 온전히 먹으러 왔다"고 말했다.

가족들과 함께 강남구 도곡동에서 온 최 모(42·남)씨는 "원래 압구정 현대백화점을 자주가는 편이고, 판교점은 3번째다"며 "식품 매장들이 다양하고 교통도 편리해서 앞으로도 계속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패션매장은 다른 백화점과 다를 바가 없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날은 쇼핑객들이 많아서인지 지하 1층은 후끈하기까지 했다. 식품관을 둘러본 후 2층부터 7층까지 포진된 패션 매장으로 올라갔다. 영업면적만 9만2578㎡ 규모여서인지 다리에 통증이 느껴질 정도였다.

▲ 쇼핑객들로 북적거리는 지하 1층 식품관(왼쪽)과 비교적 한산한 6층 남성패션 매장 (사진=구변경기자)

하지만 인파로 붐볐던 지하 1층 식품관과 달리 2층부터 이어진 패션 매장은 매우 한산한 모습이었다.

3층 여성패션 층에서 만난 분당에 사는 박 모(29·여)씨는 "판교 현대백화점은 4~5번 와봤지만 식품관도, 패션매장도 비슷한 업종끼리 모여있지 않아 찾기 어렵다"며 "어디에 뭐가 있는지 각인이 잘 되지않아 복잡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6층 남성패션 층에서 만난 압구정에 사는 김 모(33·남)씨도 "평소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이나 현대백화점을 가다가 처음 방문해봤다. 공간이 넓어서 좋긴한데 어디가 어디인지 잘 모르겠다"며 "너무 넓어서 좀 휑한 느낌도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개점 100일을 맞은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식품관과 패션 매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었다. 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 판교점에 입점한 패션 협력사들 사이에서 벌써 리뉴얼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며 "수도권 최대규모로 짓다보니 투자비도 과도하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식품에 집중되다 보니 이익율도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판교 상권이 '준 강남'인데 강남을 지향하는 고객들이 동네에서 패션상품을 사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판교점은 총 투자비 9200억원이 투입된 지하 6층∼지상 10층의 초대형 점포로, 연면적 23만7035㎡, 영업면적 9만2578㎡ 규모로 들어섰다. 이같은 영업면적은 수도권 백화점 중 최대 규모다. 서울 소공동 롯데 본점(7만㎡)보다도 크고, 인접 상권인 AK분당점(3만7000㎡)과 롯데 분당점(3만㎡)에 비해서도 2∼3배 이상 크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식품관과 패션 매장의 매출을 따로 집계하고 있지 않으며 판교점 전체 매출은 목표치보다 120% 초과 달성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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