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銀 첫 사업자에 카카오·케이뱅크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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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 본인가 후 6개월 내 영업개시…인터파크 주축 아이뱅크 '고배'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첫 사업자로 카카오은행 컨소시엄(카카오 주도)과 케이뱅크 컨소시엄(KT 주도)이 선정됐다. 인터파크가 주축이 된 아이뱅크 컨소시엄은 예비인가 과정에서 고배를 마셨다.

29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외부평가위원회는 3개 신청자의 사업계획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한국카카오 은행과 케이뱅크 은행의 사업 계획이 타당해 예비인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이들 두 컨소시엄은 인적·물적 요건을 갖춘 뒤 내년 상반기 중 본인가를 받아 6개월 안에 영업을 시작하게 된다.

7개 분야별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는 지난 27∼29일 예비인가 신청자 3곳을 대상으로 서류심사 및 개별 프리젠테이션(PT) 심사를 진행했다. 이번 예비인가에는 카카오가 이끄는 카카오은행 컨소시엄, KT가 이끄는 케이뱅크 컨소시엄, 인터파크가 이끄는 아이뱅크 컨소시엄 등 3개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예비인가 심사는 자본금 규모(100점)·주주구성계획(100점)·사업계획(700점)·물적 설비(100점) 등 총 1000점의 배점으로 이뤄졌다. 가장 배점이 높은 사업계획은 혁신성(250점)·금융소비자 편익증대(100점)·사업모델의 안정성(50점)·국내 금융산업 발전과 경쟁력 강화 기여(50점)·해외진출 가능성(50점) 등 5개 항목이 중점적으로 심사됐다.

우선 카카오은행 컨소시엄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사업계획의 혁신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사업초기 고객기간 구축이 용이한 것으로 평가됐다. 고객과 가맹점을 직접 연결해 거래비용을 절감하고, 차별화된 신용평가시스템을 통한 중금리대출을 제공한다는 게 특징이다. 또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간편송금과 자산관리서비스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지녔다.

카카오은행 컨소시엄에는 카카오와 한국투자금융지주, KB국민은행, 넷마블, 로엔, SGI서울보증, 우정사업본부, 이베이, 예스24, 코나아이, 텐센트 등 11개사가 주주로 참여했다.

케이뱅크 컨소시엄은 참여주주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다수의 고객접점 채널을 마련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편의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통신·결제·유통 정보 등 빅데이터에 통한 중금리대출을 제공할 수 있고, 간편지급결제와 휴대전화 번호·이메일에 기반한 간편 송금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여기에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를 기반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케이뱅크 컨소시엄의 경우 당초 대주주 적격성 논란의 원인이었던 효성 계열사(효성ITX·노틸러스효성)가 참여사에서 빠졌고,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페이와 국내사인 민앤지가 합류했다. 케이뱅크 컨소시엄 참여사는 포스코ICT, GS리테일, 우리은행, 현대증권, 한화생명,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다날, 8퍼센트, 한국관광공사 등 19개사다.

아이뱅크 컨소시엄은 3개 신청자 가운데 유일하게 예비인가 문턱을 넘지 못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 등은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자영업자에 집중된 대출방식의 영업위험이 높고 안정적인 사업운영 측면에서 다소 취약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금융위는 이날 예비인가를 받은 컨소시엄에 대해 은행업을 전자금융거래 방법으로 영위해야 하고, 은행업 영위와 관련된 인력, 조직, 전산설비 등 물적 시설을 갖추고 은행업 본인가를 신청해야 한다는 부대조건을 부과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은행업 예비인가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관련 은행법 개정 이전에 1단계로 인가(현행 은행법에 따른 은행업 인가)하는 것"이라며 "은행 설립인가는 23년만에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동일인(비금융주력자)이 주식보유한도(4%)를 초과한 △카카오은행 컨소시엄의 카카오와 △케이뱅크 컨소시엄의 KT, GS리테일, 다날, 한화생명, KG이니시스에 대해 보유한도 초과 신청을 승인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임시 금융위원회에서 "예비인가자는 관련 법령에 부합하도록 경영지배구조, 리스크 관리 등 내부통제 체계를 사전에 충실히 구축히 신설 은행의조기 경영안정에 노력해달라"며 "금융소비자 보호 방안과 전산보안 리스크 방지 방안을 더욱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게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제출한 사업계획대로 혁신적인 모델을 안정적으로 구축·운영함으로써 인터넷전문은행이 금융시장내 건전한 경쟁을 촉진하고 금융산업 발전에도 기여해달라"고 강조했다.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은행 컨소시엄과 케이뱅크 컨소시엄은 개별적으로 본인가를 신청하게 된다. 금융위는 관련 법령 검토와 금감원 확인 과정을 거쳐 내년 상반기 본인가 절차를 개시할 계획이다. 영업개시 시점은 두 은행의 경영전략과 사업계획에 따라 결정된다. 금융위로부터 본인가를 받으면 원칙적으로 6개월 내에 영업을 시작해야 한다.

한편, 예비인가를 통과한 컨소시엄이 모두 '중금리 대출'을 핵심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국내 금융시장에서 중금리 대출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연 10% 중금리 대출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지만, 은행권을 비롯해 2금융권에서도 중금리 대출 성과는 크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해 7월 지방은행을 포함한 12개 시중은행의 중금리 대출 실적은 1만5888계좌, 914억7000만원으로 전체 신용대출(115조원)의 0.3%에 불과했다. 29개 저축은행이 판매하는 중금리 상품의 대출 잔액은 3921억원으로 저축은행 가계대출 잔액 121조1000억원의 3.2% 수준이다.

금융위는 인터넷 전문은행 제도 도입을 위한 은행법 개정이 이뤄지면 인터넷 전문은행을 추가 인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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