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소보험사의 사회공헌 값어치
[기자수첩] 중소보험사의 사회공헌 값어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겨울을 알리는 찬바람이 매섭게 불기 시작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에 한창이다. 김장 담그기부터 연탄 나르기는 물론 헌혈 , 방한용품 지원, 저소득 어르신 자택방문, 유자녀 학업 지원 등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보험사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눈에 띈다. 보험금을 둘러싼 민원과 분쟁이 빈번한 데 따른 이미지 쇄신의 목적이 크지만, 업(業)의 본질을 사랑, 나눔, 상부상조로 내세우다 보니 외부 평가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사들은 사회공헌 활동과 관련해 총 1600억원을 썼다. 순이익의 3.6%에 해당하는, 결코 적다고 볼 수 없는 금액이다. 알리안츠생명, 삼성생명, 동부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순으로 비교적 높은 기부율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연말이 되면 보험사별로 사회공헌 활동에 쓴 지출 내역이 공개된다. 가장 많이 쓴 곳부터 가장 적게 쓴 곳까지 줄줄이 나열되는 식이다.

이 쯤되니 매년 후순위에 자리하는 중소형사들은 '그려러니' 하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섭섭하다'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칭찬은 대형사들의 몫이고 비판은 소형사들의 몫이 될 수밖에 없는 줄세우기에 대한 불만이다.

물론 중소형사들도 안다. 대형사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전체 보험업 이미지 향상에 적잖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다만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진정성과 노력에 대한 평가가 단순히 숫자로 결정지어진다는 점에 대해서는 수긍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저마다 사정이 다른 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에 동일한 금액과 비율을 쓸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중소 보험사들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형사와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 평가절하 해서는 안될 일이다.

숫자만으로 평가하는 성급한 줄세우기는 자칫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노력과 그 의미마저 퇴색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엔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더 많지 않은가.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