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사업권 잃은 롯데·SK, 명품브랜드 '눈물의 세일'
면세사업권 잃은 롯데·SK, 명품브랜드 '눈물의 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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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커힐면세점이 에트로, 발리, 막스마라, 마이클코어스 등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소진시'까지 할인하고 있다. (사진=워커힐인터넷면세점)

2천억 규모 재고물량 최대 80% 할인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서울 시내면세점들이 연말 정기세일에 들어간 가운데 사업권 획득에 실패한 롯데와 SK네트웍스의 할인 행사가 주목받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은 약 2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재고 물량을 처리하기 위한 세일에 들어갔다.

면세점의 경우 위탁 판매를 하는 백화점과 달리 업체가 물건을 직접 매입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때문에 롯데와 SK네트웍스는 내년 봄·여름(S/S)시즌을 겨냥해 사입 한 제품들까지 모두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재고는 1200억원에 달한다. 내년 1월부터 입고되는 S/S 신상품도 400억원어치에 달한다. 여성들이 좋아하는 보석 명품 브랜드 까르띠에 재고는 25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27일부터 내년 1월7일까지 해외 유명브랜드를 최대 80%까지 할인 판매한다. 잠실월드타워점, 소공동 본점, 코엑스점에서 모두 진행하며 500달러 이상 구매고객에게 선불카드를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워커힐면세점은 지난 13일부터 브랜드세일을 시작했다. 발리, 코치, 에트로, 막스마라, 마이클 코어스 등 유명 브랜드들이 최대 70% 할인을 선보이고 있다. 또 임직원전용쇼핑몰을 통해 최대 80%에 이르는 할인 판매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면세점은 연말 정기세일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면세점 사업 정리를 위한 ‘땡처리’ 할인으로 해석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들의 이례적인 할인과 행사 기간이 제품 '소진시'로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SK네트웍스의 경우 롯데와 달리 워커힐면세점 1개만을 운영하고 있어 재고 상품을 위임하거나 대신 판매할 만한 매장이 없는 상태다. 현재 워커힐면세점이 폐점 전까지 처리해야할 물량은 7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업계는 SK네트웍스가 신세계와 두산 등 신규 사업자와 협의를 통해 재고 상품을 넘기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규 사업자에게 재고를 넘기는 건 관세청이 '법적 테두리 내에선 가능하다'라고 밝힌 만큼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세계와 두산이 어느 브랜드와 어떻게 입점 계약을 맺었는지에 따라 서로간의 입장차이가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신규 사업자가 향후 6개월 뒤 매장을 오픈할 경우 현 업체들의 재고상품이 제 값어치를 할 수 없다는 것도 '땡처리 세일'의 이유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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