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 귀하신 몸 "이건 아니잖아"
수천만원 귀하신 몸 "이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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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설계사가 주류인 보험업계에서 최근들어 남성 보험설계사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변액보험이나 펀드 같은 복잡한 금융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보험사들이 경쟁적으로 남성 인재 사냥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고 있는데 스카우트에 드는 순수비용만 수백억원에 달하고 있다. 경영악화 상황이 도래했다며 죽을상을 하면서 여론에 호소하는 생보사들이 한편으로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수백억원을 스카우트 비용에 쏟아붓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도 든다.
생보사들이 이처럼 쏟아붓는 거액의 금액은 과연 어디서 오는 걸까. 결과는 말해봐야 입만 아프다. 매년 수조원씩 남기는 사업비 차익. 생보사들은 설계사 한명 키워내는 비용이 엄청나다고 말한다.
또한 보험계약을 유지하고 고객관리하기 위해서는 설계사수당, 유지비, 수금비등 명목으로 걷어들이는 사업비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이야기다.

맞는 말이다. 표면적으로는...
 
하지면 최근 스카우트 과열양상을 지켜보면 의문이 든다. 생보사들이 전문설계사를 확보해 경쟁력을 키우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건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모 생보사 관계자는 기자의 우수지점 탐방요청을 정중하게 거절했다. 기사에 우수지점이라고 나게되면 스카우트 대상으로 오르게 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실제 그 회사의 경우 지점하나가 통째로 경쟁사로 넘어갔다. 요즘 유행하는 ‘이건 아니잖아’라는 말이 저절로 생각이 난다.
설계사들을 데려오면서 지급된 비용도 비용이지만 기존 회사에는 그 설계사들에게 보험계약을 체결한 고객들이 있다.
고객의 일생을 관리해주겠다는 말을 믿고 계약을 체결한 고객은 배신감을 느낄수도 있다.
남겨진 고아계약들은 타 설계사들이 넘겨 받지만 이미 수당이 다 빠져나간 계약을 그것도 남이 버린 계약을 넘겨받은 설계사들에게 자신의 고객인양 정성껏 관리해 주길 기대한다는 것을 처음부터 무리가 아닐까 싶다.
 
더 큰 문제는 설계사들을 빼앗긴 회사는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뺏고 빼앗기는 과정에서 비용은 비용대로 지급되고 고객관리는 허술해지고 이를 보강하기 위해 또다시 비용이 들어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결국 이런 비용을 확보하기 위해 과다 사입비가 책정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이 받게 된다.
생보사들은 과연 무슨생각으로 이런 행태를 반복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쓰고 싶은대로 쓰고 모자라면 보험료에 반영해 조금 비싸게 판매하면 된다라고 생각하는지...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스카우트 경쟁인지 모른다.
하지만 최근 과열되고 있는 이런 양상은 생보업계 입장에서나 고객입장에서 결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닐 것이다. 고객은 왕이라고 했다. 특히 사람의 생명을 다루고 일생을 관리해주는 것을 모토로 삼는 생명보험사들은 고객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가 아닐까 싶다.
우수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좋지만 그전에 생보사들이 영업을 하는 근간이 되는 고객들의 입장에서 다시한번 심사숙고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송지연기자 blueag7@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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