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자산매각에 임금반납…'짠물경영' 돌입
조선업계, 자산매각에 임금반납…'짠물경영'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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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그룹 사장단 급여 전액 반납…대우조선·STX조선 등도 동참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올해 유례없는 대규모 적자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조선업계가 자산매각에 이어 임금까지 반납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줄일 수 있는 것은 모두 줄이자는 분위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그룹 계열사 전 사장단이 급여 전액을 반납하기로 했다. 임원들도 직급에 따라 최대 50%까지 급여를 반납하고, 조선관련 계열사는 부서장까지도 급여의 10%를 내놓는다.

현대중공업은 최길선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해 흑자를 실현할 때까지 긴축경영체제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 최 회장은 "이번 조치는 '2016년 흑자달성'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전 계열사 임직원들의 의지를 담은 것이다"고 강조했다.

급여 반납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모든 사내외 행사와 각종 연수프로그램도 흑자를 달성할 때까지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시설투자는 축소 또는 보류하고, 임원들의 출장 시 6시간이내는 회장, 사장을 포함한 전 임원이 이코노미 좌석을 이용하기로 했다.

이러한 긴축경영 조치들은 조선관련 계열사 뿐 아니라 현대오일뱅크 등 실적이 양호한 계열사들도 모 기업의 위기극복에 동참한다는 차원에서 함께 하기로 했다.

▲ 사진 = 서울파이낸스DB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급여 반납의 중단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내년 흑자를 기록해 긴축경영이 끝나는 시기에 정상적인 급여가 지급될 것이다"고 말했다.

채권단의 대규모 자금 지원이 결정된 대우조선해양 역시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들의 임금 중 기본급의 10∼20%씩을 반납하도록 했다. 본사 사옥 매각 추진 등 비핵심 자산 매각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법정관리 기로에선 STX조선해양도 급여 10% 삭감과 인원 30%를 줄일 계획이며, 삼성중공업은 임금 반납이나 삭감은 없지만 지난 9월 임원 수를 10여명 감원하고, 화성사업장을 매각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 뿐만 아니라 대기업 전체적으로 긴축경영체제에 들어갔다"며 "임금 반납 및 삭감 등 민감한 부분까지 구조조정에 나서는 걸 보면 강력한 의지가 없고서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조선·철강·해운은 정부차원의 구조조정이 예고되고 있어, 기업들의 임원 및 일자리 수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구조조정 개입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조선업체들 대부분이 자체적으로 강도 높은 체절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부는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구조조정 내용은 사실상 없다"며 "인수, 합병, 매각설이 나오지만 정부의 장기 전략이 아닌 금융권 및 채권단 주도로 진행되면서 업계 혼란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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