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중앙회장 선임 '안갯속'…장기공백 우려
저축은행중앙회장 선임 '안갯속'…장기공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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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피아 출신 선임 가능성 '고개'

[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내달 6일 현 최규연 저축은행중앙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차기 중앙회장 선임이 안갯속에 빠졌다. 최악의 경우 중앙회장 장기공백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 대표 7명으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최근 차기 중앙회장에 단독 지원한 김종욱 전 SBI저축은행 부회장의 후보자 추천 안건을 부결시켰다. 짧은 업계 경력을 가진 김종욱 전 부회장이 저축은행 업계 전반을 아우르기엔 부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1979년 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김 전 부회장은 외국계 은행과 현대증권 등을 거쳐 2013년 SBI저축은행 대표로 취임해 올해 4월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지난 9월 퇴임했다.

김 전 부회장의 후보자 추천 안건이 부결되면서 중앙회장 선임은 예정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회추위는 차기 중앙회장 선임 조건으로 업계 경력 및 장악력을 요구하지만, 사실상 이를 충족할 수 있는 후보자는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김하중 동부저축은행 부회장이 차기 중앙회장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본인이 입후보를 거절해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민간 출신 중앙회장 탄생 가능성이 사실상 물건너간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또다시 관료 출신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 협회장이 내려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관피아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며, 타 금융권 협회장 역시 업계 경험이 있는 민간 출신이 연이어 선임되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회추위가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하는 인사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관피아 출신 중앙회장들도 이 같은 조건에 충족한 인사였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20여년만에 업계 출신 민간 중앙회장 탄생을 기대했지만, 현재 상황은 민간 출신 회장을 배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우려했다.

차기 중앙회장 선임이 한 차례 미뤄지면서 장기공백 사태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앞서 최규연 중앙회장 선임 전에도 마땅한 후보가 나오지 않아 수개월 공백 상태에 빠진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일단 저축은행중앙회는 추후 공모일정 등을 다시 결정해 재공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통상 중앙회장 선임은 회추위의 검증을 거치고 나서 확정되며, 이후 과반수 이상 저축은행 대표들이 모인 자리에서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으면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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