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IPO 순항, '용두사미' 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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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10월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IPO), 20개사 가능한 부지런한 행보", "코스닥, 44개 기업 예정 등 세기도 힘든 신규상장 신청" <BNK투자증권 보고서 中>

제주항공, LIG넥스원 등 IPO에 나서는 대어급 기업들이 몰려들면서 올해 IPO시장도 지난해 열기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에 공모주펀드 투자도 여느때보다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해 들어온 청약증거금만 90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하지만 이같은 열기가 앞으로도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뒤따른다.

신규 상장된 종목 중 절반 이상이 공모가 근처서 맴돌며 민망한 성적을 보이고 있고, 후끈 달아오른 IPO시장과 달리 최근 공모주펀드의 분위기는 냉랭하기만 하다.

실제 지난 10월에 들어온 자금은 4억원 수준에서 멈춘 상태이며, 최근 3개월의 수익률은 0%다.

이처럼 공모주펀드의 인기가 주춤한 이유는 최근 국내 증시에 대한 관심이 대형주 중심으로 옮겨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는 지난해 삼성SDS, 제일모직과 같은 스타급 대어들이 부재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일각에선 최근 IPO시장에 대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라는 혹평마저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IPO 물량이 넘치는 건 주식시장에선 호재지만 그만큼 수급이 받쳐주지 않는 상황"이라며 "거래소는 오로지 신규 상장사 목표치를 맞추는 데만 급급한 모습"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신규상장 된 종목들은 대부분 코스닥기업들인데 이를 커버할 스몰캡 애널리스트들이 하나둘씩 증권사를 떠나면서 자연스레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도 역시 낮아지는 분위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노션과 에스케이디앤디, 그리고 미래에셋생명 등과 같은 대기업 관계사들 역시 공모가 수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며 시장의 관심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

물론 상장하려는 기업들이 많다는 것은 국내 주식시장에도 좋은 일이다. 투자자들의 선택지도 그만큼 늘어난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한국 상장 기업 수는 홍콩과 함께 공동 2위로 세계 최다 수준이다. 당장 상장기업 수를 늘리는 데 목표를 두기보다는 기존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이는 데 금투업계와 거래소 등 증권유관기관들이 머리를 맞대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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