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美 금리인상 영향에 대한 두 가지 선입견
[전문가기고] 美 금리인상 영향에 대한 두 가지 선입견
  • 김지만 HMC투자증권 연구원
  • jm@hmcib.com
  • 승인 2015.10.23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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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이 내년으로 늦춰진다는 전망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금리인상이 불발되면서 금융시장의 긴장이 다소 풀린 느낌이다. 시점에 대한 논쟁이 분분하지만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미국은 금리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금리인상 영향에 대한 선입견과 그에 대한 의견을 적어보았다.

◆선입견(1) 미국이 금리인상을 시작하면 한국도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금리인상을 시작하는데 한국이 추세적으로 금리인하로 정책을 달리하기에는 다소 부담이 있을 것이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차가 축소되면 자본흐름에 있어서 한국이 불리해지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4년의 사례를 보자. 미국은 2004년 6월부터 2년간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당시 1%에 불과했던 미국 기준금리는 2년 뒤 5.25%가 됐다. 한국은 2004년 6월 이후 어떤 정책을 펼쳤을까? 미국 금리인상에 따라 한국도 기준금리를 추세적으로 인상했을까? 그렇지 않다. 한국 기준금리는 2004년 하반기 중 3.75%에서 3.25%로 25bp씩 두 차례 인하됐다.

그로부터 다시 일년 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역전됐으며 이때부터는 한국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기 시작했지만 금리인상 속도는 미국보다 빠르지 않았다. 그 결과 당시 한국의 기준금리는 약 2년간 미국보다 낮은 상황을 지속했다. 상반된 경기여건이 금리정책의 차별화로 귀결된 사례였다.

현재로 돌아와보자. 최근 미국의 실업률은 자연실업률 수준으로 하락했다. 광의실업률 역시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에 근접해 있다. 미국의 고용상황은 확실히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상황은 다소 차이가 있다. 한국의 실업률은 아직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아직 높으며 체감 실업률은 이보다 훨씬 더 높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GDP 갭률이 내년말까지도 마이너스 폭을 줄이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DP갭률이 마이너스 상태라는 것은 실질GDP가 잠재GDP에 못미친다는 것으로 경제의 생산동력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상황을 의미한다.

체력적으로 한국과 미국이 차별화되고 있는 탓에 한국과 미국의 금리정책도 다소간 차별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더라도 한국은 기준금리를 인상할 여건이 아직 아니라고 판단한다. 반면 한국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본다.

◆선입견(2) 미국 금리인상에 따라 달러화 강세는 지속될 것이다

선입견과 달리 과거 4차례의 미국 금리인상기를 들여다보면 달러화가 강세로 움직였던 경험보다 약세로 움직였던 경험이 더 많다. 1999년 사례는 예외였지만 1986년, 1994년, 2004년 금리인상기,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달러화는 금리인상 이전에 이미 상승해 막상 기준금리가 인상되기 시작한 이후는 선반영된 환율이 다시 반대로 움직였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달러화는 이미 2013년 말부터 상당한 강세를 나타내 왔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미국은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겠지만 달러화 강세가 의외로 더 진행되지 않을 수 있음을 염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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