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서비스업계 삼성전자 되겠다"
2020년까지 1500억원 상생기금 마련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롯데그룹이 올 연말 기간이 만료되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수성을 위해 사활을 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5년간 쌓아온 기업 경쟁력을 강조하고 2020년까지 1500억원의 상생기금 마련, 총 4조원의 투자계획을 밝히는 등 필사적이다.
12일 롯데면세점은 인천 중구 운서동 소재의 제2통합물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면세 사업계획을 담은 '비전·상생 2020'을 발표했다.
이날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35년간 국내 관광·면세 산업 활성화를 위해 쉬지 않고 달려왔다"며 "2020년까지 세계 면세업계 1위 기업으로 도약해 서비스업계 삼성전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독보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경영노하우를 강조해왔던 롯데는 이번 시내면세점 특허권 수성을 앞두고 '상생'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경쟁자로 나선 신세계와 두산의 '상생협력'에 본격 대응하고 정부부처 및 여론을 의식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롯데면세점은 상생계획으로 △중소·중견 기업과의 상생 △취약 계층 자립 지원 △관광 인프라 개선 △일자리 확대를 제안했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5년 동안 총 1500억원을 사용하기로 했다.
먼저 중소·중견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총 2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구성한다. 펀드는 롯데면세점의 중소 파트너사들의 무이자 형식으로 자금을 조달 할 수 있도록 사용된다. 이외에도 중소브랜드를 발굴,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인큐베이팅관'도 운영한다.
면세점 내 중소브랜드 매장도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성한다. 현재 본점과 월드타워점의 중소기업 매장 면적은 각각 1505㎡, 1318㎡이지만 내년 12월까지 2805㎡와 2975㎡ 규모로 넓혀 중소업체들의 유통판로를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현재 본점과 월드타워점 내 중소브랜드 매출액(3600억원)을 2020년까지 4배에 가까운 1조3500억원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본점의 경우 중소브랜드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14%에서 2020년 20%, 월드타워점은 17%에서 35%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밖에 취약계층의 자립을 돕기 위한 사회공헌 사업공간 '언더스탠드 애비뉴'를 조성한다. 먼저 서울 성수동 소재의 서울숲 4000㎡ 규모에 컨테이너 100여개를 활용해 7개 사회공헌 프로젝트(청소년·여성·가족관계·사회적기업·지역소상공인 등을 위한 공간)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5년간 6000명의 일자리 창출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명동과 잠실 등 지역상권 활성화를 목표로 주변 전통시장 및 중소상인들과의 상생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우선 송파구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2017년까지 18억원 지원 계획을 세웠으며 지역축제 개최, 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 외국어 간판 제작 지원, 안내 표지판 개선, 전통시장 관광 상품화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중구·종로구·송파구 등 지방자치단체 및 지역 상인회와 지역관광 활성화 및 상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롯데면세점은 기업의 핵심역량을 강조하며 2020년까지 총 4조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19조원의 부가가치 창출을 내겠다고 발표했다.
김보준 롯데면세점 마케팅 부문장은 "롯데면세점은 전세계 면세업계 매출 3위 기업으로 안정적인 재무역량과 8조원 규모의 보세화물 관리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5년간 외국인 관광객 1300만명을 직접유치, 29조원의 외화 수입을 달성해 관광수지 흑자국 전환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까지 총 4조원을 투자해 국내 관광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고 19조원의 부가가치 창출을 통해 국내 관광·면세산업 생태계를 활성화 시키겠다"면서 "이를 통해 총 9만6000여명의 직·간접 고용창출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롯데면세점이 제시한 핵심역량은 △안정적인 재무역량 △국내 면세업계 최대 규모의 인천물류센터 △해외 4개지점 19개 영업사무소를 기반으로 한 관광객 유치 네트워크 △한류 마케팅 및 콘텐츠 개발 △광광지 개발 사업 투자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