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T&G 백복인號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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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구변경기자] 토종 담배기업이자 국내 담배업계 1위인 KT&G가 검찰 조사로 연일 어수선하다.

비자금 수사 압박을 받으며 지난 7월 29일 돌연 사퇴한 민영진 전 사장을 시작으로 불법비리 의혹이 이곳 저곳에서 불거지는 양상이다. 수백억대 비자금 조성 혐의부터 협력업체로부터 자금을 빼돌리는 일까지 포착됐다.

올해 정부의 담뱃값 인상에 따른 서민들의 고충은 논외로 하더라도, 토종기업 KT&G가 입을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애당초 '배부른 소리'에 불과했는지 모를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KT&G는 수출호조로 오히려 함박웃음을 지었다. KT&G는 올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4%, 11.2% 가량 늘어난 1조319억원, 3184억원이라고 공시했다.

담배 내수판매 감소세가 갈수록 완만해지면서 올 3분기에도 견조한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KT&G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0.7%, 1.54% 늘어난 1조1142억원과 3330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최근 선임된 백복인 사장은 그간 무너졌던 KT&G의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경영을 펼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드러냈다.

일단 업계는 백 사장이 KT&G의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의 공채출신 첫 CEO라는 점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지난 1993년 KT&G에 입사 이후 23년 동안 전략, 마케팅, 글로벌, 생산·R&D 등 요직을 거치며 다양한 업무 경험도 쌓아왔다.

이후 2011년 마케팅본부장으로 재임 당시에는 하락 추세였던 KT&G의 내수시장 점유율을 58%대에서 62%로 끌어올렸으며 전세계 담배업계 최초로 '품질실명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미 시장으로부터 경영능력에 대한 검증을 마친 셈이다.

하지만 CEO의 경영능력과 실적개선이 국민들의 신뢰까지 담보해줄 수는 없다. 같은 이유로 그간 보여왔던 KT&G의 불법과 갑질 행태를 뿌리뽑는 일이 백 사장의 최우선 선결과제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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