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시즌> 증권-투신 경영진 ‘좌불안석’
<주총시즌> 증권-투신 경영진 ‘좌불안석’
  • 임상연
  • 승인 2003.05.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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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만료 CEO만 13명...중도 낙마설 줄이어.
실적악화•리스크관리 미흡으로 일괄사표 준비도.


증권-투신업계의 주총시즌이 도래했다. 이달 네째주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증권-투신사들이 주주총회를 개최, 각종 현안과 청사진을 풀어 놓게 된다.

올 주총 역시 인사문제가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증시침체와 SKG 카드채 이라크전 북핵 등 갖가지 변수로 인해 ’02 회계연도 증권-투신사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서 주주들 사이에서 리스크관리 미흡등 경영진 책임론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SKG 카드채 사태로 수익증권 수탁고 및 판매고가 크게 감소한 일부 증권-투신사 경영진은 이미 임기와 상관없이 낙마설이 거론되고 있고 일괄 사표를 준비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임기만료를 앞둔 CEO 및 감사 사외이사 등 임원들은 물론 정부당국의 대기 인사도 많아 주총 이후 몰아칠 인사태풍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인사문제에 이어 합병과 신사업 추진 계획 등 미래 청사진도 뜨거운 감자로 거론될 전망이다. 증권산업 구조개편을 목전에 두면서 생존에 대한 대주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합병 추진 따라 애매한 자리도

증권-투신사중 올해로 임기가 만료되는 CEO 및 감사 사외이사는 40여명에 달한다. 이중 대표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는 증권사는 동원 한투 현투 세종 메리츠 교보 동부 키움닷컴 KGI 피데스 SBS 도이치 등 13곳. 이에 따라 주총 이후 이들 대표이사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동원 김용규 사장, 메리츠 황건호 사장, 키움닷컴증권 김봉수 사장은 유임이 유력한 상태다. 동원증권 김용규 사장의 경우 지난해 대규모 적자로 문책설도 나돌았지만 금융지주사 설립 등 주요 사업추진 계획에 따라 내부적으로 유임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하반기 동원금융지주사(가칭)가 설립될 경우 김남구 부사장은 지주사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자회사 경영진에 대한 인사이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닷컴 김봉수 사장은 지난해 설립이래 최대 흑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유임이 유력하다는 전언이다.

한투 대투 현투증권 등 3투신과 제투증권 대표이사의 거취도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대투증권 김병균 사장, 제투증권 황성호 사장의 경우 아직 임기가 남아있는 상태지만 실적부진 합병 등으로 교체설이 나돌고 있다. 한투증권 홍성일 사장은 약정점유율 상승, 온라인펀드 방카슈랑스등 신규사업 정착으로 전문경영인으로서 평가가 높은 상태지만 본인의 유임의사가 불분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부가 한투 대투에 대한 합병 및 매각 등의 작업을 검토 중이어서 어차피 임기보장이 어렵고 한시적일 수밖에 없는 경영진 교체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 현실이다.

교보 동부 세종 KGI증권 등은 임기만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교체인사가 없고 합병 등의 프로젝트가 남아있어 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계 증권사 사장들의 거취도 주목되고 있다. 굿모닝신한 도기권 사장, 하나증권 천진석 사장 등은 경영능력을 높게 평가받아 임기를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우리증권 이팔성 사장은 공격적인 경영에도 불구 SKG 카드채 온세통신 등 잇따라 터진 악재로 큰 손실을 보면서 지주회사로부터 낙제점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인사적체, 신사업 추진 변수

증권사 한 고위관계자는 “올해에는 임기만료 임원들도 많고 정부 인사적체도 심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자리를 옮기는 증권사 경영진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하지만 CEO의 경우 구조조정, 신사업 추진, 교체 인사 부재 등의 이유로 대폭적인 물갈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KG 카드채 등으로 홍역을 치른 투신업계도 물갈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통 대주주인 은행이나 증권사 인사이동에 따라 투신사의 경영진 교체도 이어졌다는 것과 10여개 투신사의 인수합병 등 구조조정을 위한 물밑작업도 진행되는 것을 감안하면 큰 폭의 인사교체도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미 W투신, C투신 등 일부 투신사는 카드채 사태에 따른 수탁고 감소와 손실로 경영진 전체가 일괄사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합병준비 작업의 일환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일선에서 밀려나는 경영진도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투신사 한 관계자는 “투신사의 경우 매년 신임을 묻는 곳이 많고 대주주인 은행 증권의 인사이동에 큰 영향을 받는다”며 덧붙여 “지난 3월 발생한 SKG 카드채 문제로 인해 문책성 인사조치를 받는 곳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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