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기아차 얼굴 스포티지, 새단장하고 가을 맞다
[시승기] 기아차 얼굴 스포티지, 새단장하고 가을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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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대비 상품성 크게 개선…2.0 모델 평이함은 다소 아쉬워

▲ 기아차 신형 스포티지 (사진 = 송윤주기자)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기아차의 베스트셀링카 스포티지가 4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새롭게 출시됐다. 스포티지는 최초의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표방하며 1993년 1세대 모델 출시 후 3세대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370만대가 판매될 만큼 기아차의 상징과도 같은 인기 모델이다. 4세대 모델 역시 출시 2주 만에 계약 대수가 7000대를 넘어서는 등 월 1만대 판매는 무난히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 기아차 신형 스포티지 (사진 = 송윤주기자)

신형 스포티지는 개성 있는 생김새 탓에 외관에 대한 평가는 아직까지 엇갈리고 있다. 스포티지의 이전 세대나 기아차가 그간 선보였던 디자인과 놓고 봐도 일단 낯설다는 것이 주된 평이다. 전체 외형을 보면 직선 위주의 3세대 모델과는 달리 신형 모델은 직선을 거의 찾아보기 정도로 면면이 곡선으로 처리돼 있다. 점토 모형을 직접 손으로 깎아나가며 외부 라인을 만들었다는 기아차 디자인 연구소의 설명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기존의 도심 위주에서 아웃도어까지 포괄하는 디자인 콘셉트라고 하지만 흙길을 달리는 오프로더라고 하기에는 또 지나치게 미끈하기도 하다.

특히 전면은 기아차의 다른 신형 모델과 비교해도 파격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보닛 위로 헤드램프가 튀어나온 디자인은 말할 것도 없고, 기아차의 패밀리룩으로 자리잡은 호랑이코 라디에이터그릴은 신형 쏘렌토나 카니발과는 달리 그물식으로 가로로 가늘고 길게 디자인 돼 완전히 달라진 느낌이다. 그나마 4구식 LED 안개등이 쏘렌토와 비슷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스포티지는 밑 부분에 가로줄과 함께 정방향 사각형으로 장착돼 있어 훨씬 도드라져 보인다. 대신 디테일한 디자인 요소가 많이 들어가면서 크롬 처리는 최소화 한 모습이다. 외관에 대한 호불호는 한동안 계속 따라다닐 것으로 보이지만 현대차가 신형 투싼에서는 엄두내지 못할 만큼 기아차의 시도가 신선한 것은 분명하다.

▲ 기아차 신형 스포티지 (사진 = 송윤주기자)

이전 모델보다 월등히 좋아진 내부는 동급 수입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간결한 센터페시아 디자인에 더해 송풍구와 손잡이 등에 들어간 크롬 장식과 브라운 투톤 가죽을 덧댄 색상 배열은 차분하면서도 꽤 고급스럽다. D컷 스티어링 휠의 크기와 부드러운 감촉은 여성 운전자가 다루기에도 이질감이 없다. 또 젊은 세대를 겨냥한 모델답게 중앙에는 각종 조작 버튼이 많은 편인데, 계단식으로 층을 두고 배열돼 있어 운전석에서 앉아 손을 뻗으면 자연스럽게 조작이 가능하다.

신형 스포티지는 기존 모델 대비 휠베이스가 30mm 늘어나는 등 실내 공간이 보다 여유로워졌다. 차량 전고는 그대로지만 1열과 2열의 머릿공간은 5mm, 2mm 늘었고 2열의 무릎공간 역시 7mm 넓어졌다. 특히 2열은 앞뒤로 34도까지 조절 가능한 리클라이닝 시트를 통해 SUV의 단점으로 지적돼 왔던 뒷좌석 탑승자의 불편함도 개선됐다. 트렁크는 바닥에 깔린 러기지 보드를 낮춰 2열을 뒤로 최대한 젖혀도 넉넉한 공간을 활용할 수 있으며 2열 좌석을 접으면 최대 1492리터까지 적재 공간이 늘어난다.

▲ 기아차 신형 스포티지 (사진 = 송윤주기자)

시동 버튼을 눌러 스포티지의 R2.0 디젤 엔진을 깨웠다.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과 진동을 차단하는 현대·기아차의 기술은 이제 이견이 없을 만큼 높은 수준으로 올라선 모습이다. 시속 100km 내외의 일상 주행에서 엔진 소음은 물론 풍절음까지 차단돼 실내는 방향지시등 조작 소리가 크게 들릴 정도로 정숙했다.

2.0모델은 최고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41.0kg.m의 힘을 발휘한다. 이전 모델에 비해 수치상으로 크게 향상된 것은 아니더라도 1500rpm 부근의 실용 구간에서의 최대 토크를 발휘해 실제로 시승해보면 차체를 끌어가는 힘은 부족함 없이 오히려 남아도는 느낌이다. 브레이크는 여전히 초반에 살짝 밟았을 때 압력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지만 이전 모델처럼 세밀한 제동이 어려운 정도는 아니다.

▲ 기아차 신형 스포티지 (사진 = 송윤주기자)

이와 함께 맞물린 6단 자동변속기는 무난한 가속감을 구현한다. 신형 스포티지의 역동적인 외관과 D컷 스티어링 휠에 달린 패들시프트로 스포티한 주행 감각을 기대했다면 심심하다고 느낄 만하다. 10월에 1.7리터 엔진과 7단 더블클러치트랜드미션(DCT)의 조합이 추가된다고 하니 넉넉하고 부드러운 가속감을 가진 2.0 모델과 응답성과 직결감을 높인 1.7 모델 중 취향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다.

▲ 기아차 신형 스포티지 (사진 = 송윤주기자)

차선을 변경할 때나 코너링 시에 차체가 뒤늦게 따라오면서 울렁거렸던 이전 모델의 느낌은 확실히 개선됐다. 진동 폭을 감지해 쇼크업소버의 눌리는 정도가 달라지는 진폭 감응형 서스펜션은 이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노블레스에만 적용돼 있는 것으로 무르지도 타이트하지도 않은 적절한 하체 감각을 만들어 낸다. 1.7 디젤 모델이나 ‘GT라인’으로 해외에서 공개된 1.6 가솔린 터보 모델에서는 좀 더 단단하게 세팅될 것으로 보인다.

▲ 기아차 신형 스포티지 (사진 = 송윤주기자)

의아한 부분은 무리한 코너링이 아니었는데도 '끼릭'하는 짧은 스키드음과 함께 쉽게 오버스티어가 났다는 점이다. 직선 위주의 시승 구간이라 와인딩 코스에서 무게 중심을 빗겨가며 몰아보지는 못했지만 단단하고 무거워진 차체를 버텨내려면 타이어 성능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신형 스포티지의 가격은 R2.0 모델 기준으로 2346만~2842만원이다. 상품성 개선 정도에 비해 가격 변동이 크지 않아 충분히 경쟁력 있는 편이다. 엔트리 트림인 트렌디에서 88만원만 추가하면 ‘스타일 업’ 패키지로 19인치 알로이휠, 듀얼 머플러, LED 램프, D컷 스티어링휠과 패들쉬프트 등 신형 모델에 들어간 주요 내외관 디자인 사양을 별도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 기아차 신형 스포티지 (사진 = 송윤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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