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카드사들의 '생존형' 해외진출
[기자수첩] 카드사들의 '생존형' 해외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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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사실상 국내 카드시장의 성장세는 답보상태입니다. 여기에 불황까지 겹치면서 해외진출 외에는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질 않습니다"

최근 만난 카드업 종사자들은 하나같이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고민이 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이 카드업계의 10년 숙원이던 부수업무 네거티브 전환을 허용했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고 보니 생각처럼 신사업 창출이 수월치 않다는 하소연이다.

여기에 최근 유통·IT 기업들까지 '페이' 전쟁에 나서면서 카드사들이 설 자리는 갈수록 쪼그라들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결국 새 수익원 마련을 위한 돌파구는 해외진출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듯 하다.

이에 카드사들은 주로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한카드의 경우 지난달 인도네시아 살림그룹(Salim Group)과 스와달마 파이낸스 지분 인수에 대한 제휴 조인식을 갖고 인도네시아 할부금융업에 본격 진출했다.

BC카드도 지난 23일 국내 카드사 최초로 인도네시아 만디리은행과 카드 프로세싱 합작사 설립식을 갖고 인도네시아 카드시장 진출에 나섰다.

이처럼 국내 카드사들이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것은 세계 4위 인구(2억5000만명)를 가진 것은 물론 아직 금융 취약 계층이 많아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이유다.

인도네시아은행(Bank of Indonesia)과 유로모니터(Euromonitor) 등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인도네시아의 직불카드와 신용카드 연평균성장률(CAGR)은 각각 21%와 17%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결제액 기준 인도네시아의 카드시장(직불+신용)도 지난해 36조원 수준이었으나 올해엔 46조원 △2017년 64조원 △2020년 107조원 수준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 규모 역시 전체 투자의 약 70%(2015년 470억5000만달러)를 달성하는 등 외국인 투자에 우호적이라는 설명도 따른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시장은 금융시스템 부분에선 취약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상황"이라며 "핀테크(Fintech)에 강점이 있는 한국 금융시스템에 관심이 있는 것은 물론 외자 유치에도 적극적이라는 부분에서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외시장에 발을 들여놨다고 해서 곧바로 수익이 창출되는 것은 아니다. 사업 인허가는 물론 고객·결제망 확보도 쉽지 않다. 여기에 금융업의 경우 민감한 개인정보 문제가 엮여있어 당국의 승인을 받기까진 적잖은 시일이 걸릴 가능성도 높다. 이 때문에 신한·BC카드 등도 현지 금융사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방법으로 인도네시아 진출을 결정했었다.

물론 이들 카드사들의 해외진출이 곧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국내 카드사들의 집약된 노하우와 한류 열풍 등이 시너지효과를 낸다면 생존을 위한 해외진출이 예상치 못한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카드사들의 해외진출이 '꽃놀이패'가 될 수 있는 날이 보다 앞당겨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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