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전세가율…가을 이사철 '깡통전세' 주의보
치솟는 전세가율…가을 이사철 '깡통전세'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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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가을 이사철로 접어들면서 지난달 전국의 아파트 전세 물량 가운데 절반의 가격이 2억원을 넘어서는 등 전세금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 일부 아파트의 경우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90% 육박하고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전세가격이 매매가를 웃도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아파트여서 '깡통 전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깡통 전세는 전셋값이 매매가격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 전셋값이 시세보다 조금이라도 낮아지거나 집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16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의 중위 전세가격은 2억70만원으로 전월(1억9903만원)보다 0.8%, 지난해 같은 달(1억7666만원)보다 13.6% 올랐다. 중위가격은 주택별 전세가격을 쭉 나열했을 때 딱 중간에 위치하는 가격이다.

서울 시내 아파트의 중위 전세가격의 경우 3억5092만원으로 전월(3억4660만원)보다 1.2%, 작년 같은 달(2억9513만원)보다 18.9% 상승했다. 또 2년 전(2억6424만원)보다는 9000만원(32.8%) 가까이 뛰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수도권 일부 지역의 경우 전세가율이 90%가 넘는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한달간 매매·전세 거래가 동시에 있었던 수도권 1291개 주택형 가운데 12%인 155건의 전세가격이 매매가의 90% 이상에 계약됐다.

지역별로 서울은 매매·전세가 모두 이뤄진 405개 주택형 가운데 12%인 48건, 경기도는 766개 주택형 중 13%인 98건, 인천은 120개 주택형 중 8%인 9건의 전세가율이 90% 이상이었다. 특히, 이들 전세가율 90% 이상 단지 가운데 전세가격이 매매가격보다 비싼 주택형도 총 29곳으로 18.7%나 됐다.

이 같은 현상은 전세 물건은 부족하다보니 매매가보다 높은 금액에도 전세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최근 이슈가 된 속칭 '무피투자'(피같은 내 돈을 들이지 않고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가 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인천시 동구 송림동 송림휴먼시아1단지 전용 59.99㎡는 지난달 전세가격이 1억7000만원에 계약된 반면 매매가격은 최저 1억4924만원에 거래돼 전세가율이 114%에 달했다.

특히, 최근 은행 금리가 낮아지면서 전세 물량이 상당수 월세 전환되면서 전세물량은 더욱 씨가 마르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전세 강세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은 72%, 서울은 70.9%로 1998년 조사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매-전세 시세 역전 현상이 종종 나타나고 있는 서울 성북구의 경우 지난달 전세가율이 80.1%로 80%를 돌파했고 강서구(77.8%), 동작구(77.4%) 등도 80%를 넘보고 있다.

이에 따라 '깡통 전세'에 대한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매매가격도 뒷받침되면서 집값보다 비싼 전세가 계약되고 있지만 경기가 나빠져 매매·전세가격이 급락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 전세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시세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곳에선 전세금 반환보증 등의 안전장치를 미리 마련해두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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