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쉐보레 트랙스 디젤, 기본기의 중요성 일깨우다
[시승기] 쉐보레 트랙스 디젤, 기본기의 중요성 일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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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윤주기자)

[영종도(인천)=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한국지엠 쉐보레 트랙스는 지난 2013년 초 출시 후 국내 시장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안착을 이끈 모델이다. 특유의 단단한 차체와 역동적인 주행 성능으로 1.4 터보 가솔린 모델 하나로도 지난 한 해동안 1만대 이상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2년 반 동안의 모델 노후화와 QM3와 티볼리 등 디젤 엔진을 앞세운 경쟁 차종에 밀리며 최근 인기가 시들해진 것이 사실이다.

일찍이 트랙스 디젤에 대한 수요는 많았지만 배기가스 규제 기준인 '유로 6'에 대응하는 모델을 마련하기 위해 출시가 다소 늦어졌다. 대신 가격은 기존 가솔린 모델보다 경쟁할 만한 수준으로 책정됐다. 트랙스 디젤의 가격은 자동변속기 기준 2156만~2393만원으로 티볼리 디젤(2045만~2495만원)과 QM3(2280만~2570만원)과 비교하면 비싼 편은 아니다. 특히 QM3의 경우 아직 유로 6 대응이 되지 않은 탓에 이후 차값 인상이 불가피해 가격면에서 트랙스 디젤의 우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한국지엠이 마련한 미디어 시승회를 통해 인천 영종도 일대에서 쉐보레 트랙스 디젤을 시승했다. 이날 시승코스는 태풍 고니의 영향 탓에 네스트호텔을 출발해 영종해안남로를 통해 미단시티 근린공원을 갔다가 다시 출발 지점으로 돌아오는 70km의 구간으로 축소 운영됐다.

▲ (사진 = 한국지엠)

사진에서 보듯 시승차량에만 데칼 스티커가 들어갔을 뿐 실제 내외관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 트랙스의 차체는 전폭(2555mm)은 다소 좁으면서 전장(4245mm)과 전고(1670mm)는 가장 길어 겉보기에도 여느 소형 SUV보다 커 보인다는 것이 장점이다. 곡선 위주의 QM3와 박스카만큼 전고를 낮춘 티볼리와 비교하면 큼직한 디자인 요소와 직선을 강조한 라인으로 가장 SUV에 가까운 외형을 띄고 있다. SUV의 필수요소인 공간 활용성 면에서도 넉넉한 뒷좌석 헤드룸과 2열 풀플랫 시트 및 접이식 조수석 구조로 상당히 여유로운 편이다.

▲ (사진 = 한국지엠)

아쉬운 점도 그대로다. 최근 크루즈 연식 변경 모델에 추가된 프로젝션 헤드램프나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는 옵션으로도 선택할 수 없고, 요즘 신차에 빠지지 않고 달리는 주간 주행등도 LED 타입이 아니라 시인성이 떨어진다. 실내 역시 고급감이 떨어지는 플라스틱 마감재 등이 최근 출시된 경차 신형 스파크와 비교될 정도다. 국내 소비자가 기대하는 감성품질에는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이러한 부분은 내년경 모델 변경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 (사진 = 한국지엠)

트랙스 디젤은 GM 유럽 파워트레인이 개발하고 독일 오펠이 생산하는 4기통 1.6리터 CDTi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여기에 GM 전륜구동 차량 전용으로 개발된 3세대 6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최대출력 135마력, 최대토크 32.9kg.m의 힘을 발휘한다. 수치상으로 보듯 달리기 성능을 좀 더 강조하면서 연비 측면에서는 14.7 km/ℓ(복합 기준)로 다소 손해를 봤다.

▲ (사진 = 송윤주기자)

트랙스 디젤에 채택된 엔진은 오펠의 대표 모델 모카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정숙성이 뛰어나 독일 언론에서는 '위스퍼 디젤'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실제 시동을 걸고 점차 속도를 올려보니 경쟁 모델 대비 뛰어나다고 할 수 있을만큼 실내는 조용했다. 엔진 자체 소음도 적지만 차체로 전해지는 소음과 진동을 잡기 위해 보닛과 엔진룸 곳곳에 흡음재를 넣고 차음 유리를 장착하는 등 여러 대응책을 마련한 덕이다.

▲ (사진 = 한국지엠)

고속 주행 위주로 시승해 본 결과 답답함 없이 힘 있게 가속돼 기존 가솔린 터보의 주행 성능이 부럽지 않을 정도였다. 시속 100km 이상의 구간에서 추가로 가속하는 데도 힘이 남는 느낌이라 트랙스보다 차체가 큰 캡티바, 올란도에서도 부족하지 않는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가솔린 모델이 자랑하던 코너링 성능도 변하지 않았다. QM3와 티볼리보다 전고가 길고 실제 시트포지션도 높은 편이지만 빠른 속도로 코너를 돌아도 묵직하게 바닥을 눌러가며 원심력을 이기는 힘이 느껴졌다. 독일산 파워트레인으로 바뀌면서 주행에 필요한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국내 도로 상황과 맞게 서스펜션, 조향장치 등을 새롭게 손봤다는 것이 한국지엠의 설명이다.

▲ (사진 = 한국지엠)

편의 사양에서는 스피커 4개, 트위터 2개와 우퍼까지 장착한 보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눈에 띈다. 트위터 자리를 비워놓으며 원가를 절감한 경쟁 모델과 단연 비교되는 부분이다. 콘솔박스 뒤에 마련된 230V 콘센트도 노트북이나 아웃도어 용품을 사용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이날 시승에서는 짧은 코스에서 급격한 가속과 제동을 반복한 탓에 일상 연비를 측정하기 어려웠으나 평균 12~13km/ℓ대를 유지했다. 연비는 확실히 취약한 편이지만 기존 트랙스의 기본기와 고속 주행 성능 등을 감안하면 디젤 모델도 소형 SUV 시장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쉐보레 트랙스 주요 제원 (자료 = 한국지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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