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ELS 이어 ELT 불완전판매 조사…은행권 '촉각'
금감원, ELS 이어 ELT 불완전판매 조사…은행권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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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

[서울파이낸스 고은빛기자] 금융감독원이 금융업권을 대상으로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종합검사를 실시 중인 가운데 최근 판매가 급증한 은행의 주가연계신탁(ELT) 판매실태도 들여다본다. 그간 은행 ELT 판매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만큼 '불완전판매'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시중은행 4곳을 중심으로 한 검사가 이번주까지 진행된다. 최근 1차적으로 2곳에 대한 검사를 마친 뒤 나머지 2곳에 대한 검사를 실시 중이다.

ELT는 지수형 ELS(주가연계증권)를 신탁 계정에 담아 '주가연계신탁(Equity index-Linked Securities)'형태로 판매되는 상품이다.

금감원이 증권사에서 발행되는 ELS와 은행과 보험에서 판매되는 ELT에 대해 크로스 검사에 나서는 데에는 모두 ELS를 기반으로 비슷한 상품구조를 띄고 있다는 점에서다. 무엇보다 은행권에서의 ELT 판매 규모가 급증하는 등 일종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올해 상반기 은행에서 판매된 ELT 규모는 24조원에 달한다. 연초 이후 5월까지 발행된 ELS 38조1536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17조8470억원이 은행권을 통해 판매됐다.

그간 은행에선 적금 만기 대상 고객 등을 상대로 ELT 가입을 권유해왔다. 은행도 예대마진 축소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수수료 수입 확보를 위해 상품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도 ELT에 솔깃할 수 밖에 없다. 현재 은행 예금금리가 1%대인 것을 감안하면 ELT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권유 시 '절대 손실 가능성이 없다' 등 단정적인 화법은 금지되지만, "적금이 만기를 맞는 시점에 다시 예금하러 갔더니 절대 손실이 없을 거라며 ELT 가입을 추천했다" 등의 금융소비자의 사례가 일부 포착되고 있다.

이밖에도 추천 과정에서 상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 등이 누락되고, 은행 고객들이 은행에서 판매되는 만큼 '보장성 자산'으로 금융소비자가 오해하면서 불완전 판매 이슈가 불거진 바 있다. 지난 6~7월 진행된 금감원 미스터리쇼핑 결과 신탁판매에 대한 평가에서도 은행은 65.9점(미흡)으로 저조하게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ELS를 '중위험·중수익' 상품이 아니라 고위험 상품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검사 과정에서 은행권에서 ELT 판매가 늘어나는 데 따른 '불완전판매' 여부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5월말 금감원은 은행권에 ELT 판매에 대한 자체 점검을 지시, 판매시스템 등에 대해선 검토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ELS나 펀드 등 금융상품에 대해 은행이 고객 특성에 맞게 설명을 잘했는 지 여부가 이번 판매 실태 점검의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점검 결과를 토대로 금감원이 투자자보호 조치 강화 등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번 검사는 금융투자검사국이 종합하는 만큼 각 검사국에서 점검을 마친 뒤 보고가 오갈 예정이다. 다만 이달 내 이번 점검과 관련한 지침이 마련돼 발표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투자검사국 관계자는 "금융권 별로 같은 상품을 취급하는데 고객에 따른 차이점을 보고자하는 게 주목적"이라며 "은행이 ELT, 펀드 등을 간접방식으로 팔고 있는 만큼 증권사와의 차이점이나 개선 점 등을 따져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일부 증권사들이 홍콩항셍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 발행 중단에 나섰지만, 은행권에서의 H지수 사용은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은행검사국 관계자는 "은행 쪽은 펀드나 파생상품이 보다 안전자산으로 구성됐고 고위험은 팔지 않아 중국 쪽 지수가 하락하더라도 은행 쪽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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