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야누스적 매력' 뽐내는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에센스
[시승기] '야누스적 매력' 뽐내는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에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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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에센스 (사진 = 송윤주기자)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정숙함과 높은 연비. 하이브리드 자동차하면 대부분 가장 먼저 이런 특징을 떠올리곤 한다. 짜릿한 속도감과 배기음을 즐기는 운전자에게는 어쩐지 지루하게 느껴질 법 하다. 하지만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의 만남은 조합에 따라 야누스와 같은 성격을 띈다. 기름 소모 없이 시속 100km 이내의 일상 주행도 가능하지만, 때론 여느 스포츠카 부럽지 않은 무서운 폭발력을 만들어낸다. Q50S 하이브리드를 타보면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반응하는 느낌에 한 번, 흐트러지지 않는 자세에 두 번 놀란다. 여기에 필요한 '엑기스' 사양만 골라 가격까지 착해졌으니 끌리지 않을 수 있으랴.

지난해 인피니티가 전년 대비 두 배를 훌쩍 넘는 성장을 기록한 데는 Q50이 단연 일등공신의 역할을 했지만, 대부분 디젤 모델인 2.2d(2321대)에 판매가 집중됐을 뿐 Q50S 하이브리드는 한 해 동안 고작 33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올 상반기에는 18대가 팔려 토요타, 렉서스, 포드 등 수입 하이브리드 차종과의 경쟁에서 상위 10위권 밖으로까지 밀려났다.

긴급수혈이 필요한 상황에서 인피니티는 가격 부담을 5000만원대 중반까지 낮춘 Q50S 하이브리드의 에센스 모델을 추가했다. 다행히도 시장 반응은 곧바로 나타나고 있다. 에센스의 본격 판매가 시작된 지난달 Q50S 하이브리드가 전월보다 3배 늘어난 21대나 팔려나간 것을 보면 말이다.

▲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에센스 (사진 = 송윤주기자)

Q50의 외관을 살펴보면 경쟁 브랜드 대비 존재감이 확실하다. 2009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찬사를 받았던 스포츠 쿠페 에센스를 비롯, 에세라와 이머지 등의 디자인 컨셉트를 계승해 곡선을 많이 쓰면서도 낮은 전고와 넓은 전폭으로 금방이라도 달려 나갈듯한 역동성이 느껴진다. 여기에 Q50S 하이브리드는 디젤 모델보다도 전고는 1cm 낮아졌으며, 전면 범퍼도 앞으로 더 튀어나와 더욱 공격적인 모습을 갖췄다. 후면에는 푸른색 ‘S’ 엠블럼 외에 디젤 모델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 곳곳에 크롬 장식 등을 강조한 여느 하이브리드차량과는 다른 외관에서 효율보다 달리기 성능을 강조한 모델이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에센스 모델의 외관은 6000만원 초반대에 판매되는 Q50S 하이테크와 서로 차이점이 없다. 적은 돈을 내고도 상위 트림과 겉보기에 차별받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에센스 (사진 = 송윤주기자)

에센스의 실내는 단풍나무로 만든 우드 트림이 알루미늄으로 바뀌었는데, 인테리어가 한 가지 색상으로 보다 젊어져 스포츠 세단과는 더 잘 맞는 느낌이다. 알루미늄 스포츠 페달과 스포츠타입 가죽시트는 그대로다. 운전석은 옆구리 조임 정도와 허벅지 길이 조절 기능을 통해 안정감 있는 자세를 확보하게 한다. 또 뒷좌석은 동급 중 최고라 자부할 만큼 긴 휠베이스가 넉넉한 공간을 만들어준다. 다만 트렁크 적재공간은 하이브리드차량 특성상 배터리가 들어가야 하는 탓에 디젤 모델의 5분의 4인 400리터로 줄었다. 뒷좌석 스키스루나 폴딩 시트를 적용해 이 같은 단점을 보완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Q50S 하이브리드에는 최고출력 68마력을 내는 50kW 전기모터와 306마력의 3.5리터 V6 가솔린 엔진이 결합돼 최고출력 364마력의 강력한 힘을 만들어낸다. 이 엔진은 Q70S 하이브리드와 공유하는 것으로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빠른 하이브리드 차'로도 등재된 바 있다. 여기에 더 가벼워진 차세대 리튬 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5.1초 만에 도달한다.

▲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에센스 (사진 = 송윤주기자)

수치상의 뛰어난 성능은 시승하면서 바로 몸으로 느껴졌다. 가속 페달에 발을 얹으면 전기모터가 즉각 가속을 돕기 시작해 버리는 느낌 없이 누르는 정도에 따라 반응한다. 전기모터는 중속 이후로도 꾸준히 힘을 발휘해 금세 시속 200km까지 속도를 끌어올린다. 놀라운 가속감과 하이브리드차량의 장점인 정숙성이 더해져 속도계를 보고서야 실제 속도를 알 수 있을 정도였다. EV모드를 따로 선택할 수는 없으나 일상적인 주행 패턴으로는 시속 100km가 넘어가기 전까지 어렵지 않게 이를 유지하며 주행할 수 있다.

▲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에센스 (사진 = 송윤주기자)

보통의 하이브리드차라면 충전된 배터리를 시내 주행에 활용해 연료를 아꼈겠지만, Q50S 하이브리드는 배터리가 완전히 충전됐을 때 무섭게 치고 나가는 맛에 중독돼 계기판에 표시되는 배터리 잔량을 자꾸 확인하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더 잘 달리기 위해서 평소 고연비 주행을 습관화하게 되는 셈이다.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배터리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는 시승 중 연비는 평균 12~13km/ℓ대를 유지해 공인연비와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스포츠카처럼 맘껏 달리면서도 훅훅 떨어지는 연료 눈금을 보며 가슴 아파하지 않아도 될 수준이다.

▲ 인피니티 Q50S 하이브리드 에센스 (사진 = 송윤주기자)

잘 달리는 직진 성능만큼이나 코너링을 할 때도 불안함 없이 경쾌하다. 인피니티는 Q50에 최초로 스티어링휠과 조향축 사이에 물리적인 연결이 없는 스티어 바이 와이 시스템인 '다이렉트 어댑티브 스티어링(DAS)'을 탑재했다. 유압식보다 민감한 조향 감각을 구현하는 특성이 있어 빠른 속도를 유지하며 코너를 돌아나가는 데 도움을 준다. 또 Q50S 하이브리드는 트렁크에 실린 배터리 무게 덕에 앞머리가 무거운 디젤 모델보다 앞뒤 무게 배분에서도 강점을 지닌다.

낮아진 가격만큼 에센스에는 여러 고급 사양이 제외됐다. 편의 사양으로는 어댑티브 프론트 라이팅 시스템과 어라운드 뷰 모니터가 빠졌으며, 안전 사양에서는 전방 추돌 예측 경고 시스템(PFCW), 전방 비상 제동 장치(FEB),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ICC), 차선이탈 방지 및 경고 시스템, 전방 추돌 경고 및 회피 시스템, 차간거리제어 시스템(DCA), 앞좌석 프리 크래쉬 시트 벨트가 제외됐다. 하지만 에어백, 전후측방 감지센서 등에는 차이점이 없으며 차체 자세 제어 장치(VDC), 전동식 제동력 배분 시스템(EBD) 등 필수 안전 사양은 대부분 포함됐다.

Q50S 하이브리드 에센스는 개별소비세 인하분을 적용해 올해 12월말까지 5620만원에 판매된다. Q50S 하이브리드의 주행 성능과 연비 등 기존의 강점은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지난해 하이테크 대비 가격 부담이 1000만원 이상 줄었으니 타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좋은 카드 하나가 늘어난 셈이다.

▲ 인피니티 Q50S 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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