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포트폴리오 급변
은행, 대출 포트폴리오 급변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5.1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나, 우리, 조흥銀 주도...대기업외 여신 90%이상
中企대출도 급격히 증가...체계적 심사관리 시급


시중 은행들의 대출포트폴리오가 급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대출이 기업대출을 초과했으며, 기업대출 중에서도 중소기업대출 비율이 대기업대출 비율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개인사업자(SOHO) 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 상당 부분이 서비스 업종에 집중됐으나 은행간 경쟁 심화로 대출심사가 적합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중소기업대출의 체계적인 여신심사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한국신용정보(주)는 ‘은행 대출 포트폴리오 현황과 시사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8개 시중은행들은 대출 포트폴리오에 큰 변화를 겪고 있고 가계 위주의 대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소호 및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1년말 은행의 기업대출은 88.6%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했지만 2002년말에는 가계와 기업대출 비중이 각각 53.4%, 45.3%로 가계대출이 기업을 따라잡았다.

또 지난해말 원화대출금의 35.7%를 중소기업이 차지해 전체 원화대출의 90%이상이 가계와 중소기업대출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국민은행의 가계대출 비중(63.7%)로 가장 높았고 타 은행들도 총 원화대출중 45~50%를 가계대출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대기업대출 비중은 4~14% 수준에 머물렀다.<표참조>

특히 최근 1년새 가계대출이 급등한 곳은 하나, 우리, 조흥, 한미은행. 하나은행은 2001년말 10조5천억원이던 가계대출이 작년말 23조6천억원으로 무려 124.8%가 뛰었다. 우리, 조흥도 같은 기간 73.5%, 70.3%가 늘었고 한미도 81%가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 급증세는 우리, 하나, 조흥이 주도했다. 우리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은 2001년말 14조1천억원에서 작년말 21조8천억원으로 54.6%가 급증했고 조흥은행은 43.5%가 증가한 13조2천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은 13조원으로 38.3%가 늘었다.

은행권의 이 같은 대출 경향은 가계대출 포화를 극복하기 위해 중소기업 대출에 치중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8개 시중은행들은 올해 역시 중소기업대출 목표치를 전년대비 16~32%로 높게 잡았다.

하지만 금융권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격 영업이 은행의 부실을 가중시킬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카드채 문제로 투신권 위기가 은행으로 전이된 데다 지난달 부도난 중소기업이 500여개사에 달하는 등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

또 지난해 대출심사가 아파트 담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져 통상 2분기에 실시되는 은행권 여신심사에서 상당수 중소기업이 자금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소호대출 심사 때 아직 은행별로 별도 분류 기준이나 업종별 대출취급 제한이 없다”며 “체계적인 관리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은행권에는 ‘6월 위기설’이 조심스럽게 퍼져나가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런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은행 분석가는 “중소기업 무역금융지원 등 정책적 조치를 기대할 수 있고, 은행 성격상 카드사 다중채무자 해결처럼 경쟁적이고 충격적인 한도 축소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