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사장 교체 (배경과 전망) - 그룹 실세 김병일씨 겸임, 공격경영 '신호탄'
롯데카드 사장 교체 (배경과 전망) - 그룹 실세 김병일씨 겸임, 공격경영 '신호탄'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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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장 계열사간 조율사 기대

연체율 증가로 적자 상태에 놓인 카드업계의 부진을 틈타 롯데카드가 공격 경영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업계는 롯데그룹의 거물급 경영인인 김병일 롯데그룹 사장이 롯데카드 사장으로 임명됨에 따라 바짝 긴장한 표정이다. 따라서 향후 롯데카드의 행보가 주목된다.

롯데그룹은 지난 6일 오무영 전 사장의 함경북도 도지사 발령으로 공석이 된 롯데카드 사장에 김병일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사장을 임명했다. 김병일 신임사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가장 신임하는 전문경영인이며, 그룹에서는 신회장의 핫라인으로 통한다.

김 사장은 신동인 롯데그룹 사장과 함께 신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면서 그룹 경영을 좌지우지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김사장이 그룹 내에서 공식적으로 맡고 있는 직책만 보더라도 그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다. 김사장은 호텔 롯데와 롯데산업,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등 두 개의 계열사 경영과 그룹 경영 전반을 아우르는 기조실장 자리까지 꿰차고 있다. 이번 롯데카드 사장까지 겸임하게 됨에 따라 김사장은 무려 3개의 계열사를 경영하게 됐다. 이는 신회장의 김사장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따라서 김병일 사장이 사령탑으로 맡은 롯데카드의 경영패턴이 더욱 주목받게 됐다. 김병일 롯데카드 사장이 핸들을 잡은 이상, 롯데카드는 계열사들로부터 유기적 협조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의 발탁으로 롯데카드가 카드채 등으로 경영난에 빠진 삼성카드와 LG카드 등의 빈틈을 비집고, 사업확장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즉 공격 경영의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롯데카드가 공격경영에 나설 조건은 충분히 성숙돼 있다. 롯데카드는 전 카드사들이 겪고 있는 카드채 태풍에 한발 물러나 있다. 이는 동양카드 인수당시 금융당국으로부터 1년간 감독유예를 내락 받은 데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어 유동성 문제에도 큰 부담이 없는 상태다. 게다가 모기업인 롯데제과와 롯데쇼핑 등의 풍부한 유동성이 종잣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력도 충분한 상태다.

비록 현재 업계 하위권에 처져 있지만 롯데카드의 성장 잠재력도 우수한 편이다. 롯데그룹이 카드업 진출 당시에도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월드 등 계열사를 동원, 공격 경영에 나설 경우 삼성 LG 카드등 선두업체과 대등한 경쟁을 할 수 있을 만큼의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됐다. 현재 롯데백화점 카드 회원만도 무려 300만명 이상이며, 롯데월드 롯데백화점 등 계열사간의 유기적 협조까지 감안하면,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는 삼성과 LG카드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특히 롯데백화점 카드 회원들은 강남 등 부유층 사용자들이 다수여서 회원 질로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돼 어려운 시기에 카드업 확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때문에 애초 롯데가 카드업에 진출했을 때 계열사들간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인물이 발탁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의외의 인물인 오무영 전 사장이 발탁됨에 따라 롯데가 카드사 경영을 안정위주로 나아갈 것으로 예측했었다.

오비이락 격으로 오사장이 함북도지사로 임명됨에 따라 자연 공석이 된 빈자리를 김병일 사장이 대신함으로 해서 이후 안정위주의 롯데카드 경영은 다소 방향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김병일 신임 사장은 43년 생으로 대구 출신에다 영남대, 영남대학원 석사를 마친 롯데그룹 내에서는 성골로 통한다. 그는 1973년 호텔롯데 경리부장으로 입사, 6년만에 이사 승진, 95년 롯데산업 대표이사로 발탁되는 등 초고속 승진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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