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또 다른' 매력의 한국지엠 임팔라
[시승기] '또 다른' 매력의 한국지엠 임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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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윤주기자)

[경남(남해)=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한국지엠이 알페온을 대체할 새로운 플래그십 세단으로 임팔라를 국내에 출시해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장 5m가 넘는 큰 차체와 다양한 편의사양, 수입차임에도 가격경쟁력까지 갖춰 경쟁 차종과는 다른 매력으로 국내 소비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한다.

경상남도 일대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 행사에 참여해 쉐보레 '임팔라 3.6 V6'를 직접 몰아봤다. 시승코스는 여수공항에서 출발해 17번국도와 남해고속도로를 거쳐 삼천포대교를 건너 사우스케이프 오너스 클럽까지 이어지는 약 95km 구간과 해안도로에서의 추가 자유시승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차량을 테스트했다.

▲ (사진 = 한국지엠)

◇10세대에 걸친 진화…공격적 가격으로 국내서 경쟁=1958년 첫 탄생 후 10세대 걸친 변화를 거친 임팔라는 미국 대표 세단으로 자리잡았다. 50여년에 걸친 역사만큼 글로벌 누적 판매대수만 해도 1600만대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뷰익 알페온을 대체해 다소 주춤한 준대형차 시장을 겨냥한 모델로, 현대차 그랜저와 아슬란, 기아차 K7, 르노삼성 SM7, 포드 토러스 등이 경쟁 차종으로 꼽힌다.

한국지엠이 출시 행사에서 "국내 판매가가 미국보다 싸다"는 것을 강조했듯 임팔라는 판매 마진을 낮추고 공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무장했다. 임팔라의 가격은 가장 저렴한 2.5L LT가 3409만원, 가장 비싼 3.6L LTZ가 4191만원으로 국산차인 그랜저(3024만~3875만원), 아슬란(3990만~4590만원), K7(2984만~3902만원), SM7(2992만~3819만원) 비교하면 크게 비싸지 않은 수준이다. 또 임팔라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들여오는 관세와 물류비가 포함된 수입차 포드 토러스(3950만~4500만원)의 가격보다 수백만원 가까이 낮다. 일단 지난주까지 사전계약을 통해 들어온 주문만 해도 3000대에 이르며 벌써 물량 부족을 걱정해야 할 정도니 임팔라는 초반 인기몰이에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외관과 실내=임팔라는 전장이 5110mm로 미국 시장에서는 풀 사이즈(Full size) 세단으로 분류된다. 휠베이스(축거) 역시 2835mm로 이전보다 30mm 가량 길어졌다. 차량 크기에 비해 축거를 길게 뽑는 국산차와 비교하면 오히려 다소 짧은 편이지만 뒷좌석 무릎공간은 수치 이상으로 넉넉한 느낌이다.

▲ (사진 = 한국지엠)

전면은 쉐보레 패밀리룩을 계승하면서도 세련된 요소가 눈에 띈다. LED 포지셔닝 링 램프와 HID 헤드램프로 최신 기술을 반영하고 있고, 앰블럼을 중심으로 넓은 V자형 라디에이터그릴에 크롬 장식이 더해져 대형차다운 고급감을 구현했다. 크롬 도금은 사이드 미러, 측면 하단, 트렁크 리드 중앙, 배기구 등에 대거 적용됐으며 20인치 대형 알로이휠까지 더해져 '심심하다'는 미국 세단에 대한 편견을 확실히 깨놓는다. 다만 테일램프를 LED가 아닌 일반 램프를 채택해 많은 구입자들이 별도 튜닝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외장 컬러는 현재 미드나이트 블랙, 스위치 블레이드 실버, 퓨어 화이트 세 가지 중 선택 가능하며 다른 컬러도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다.

전체적으로는 차체가 5미터가 넘을만큼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헤드램프와 테일램프가 차체를 깊게 감싸는 현대·기아차의 디자인과는 달리 흡기구와 균형을 맞춘 헤드램프, 트렁크 리드를 크게 침범하지 않는 테일램프에서 절제된 느낌을 살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 (사진 = 송윤주기자)

시승차인 3.6L LTZ의 모델의 실내는 모하비 투톤 컬러를 채택, 황토색과 블랙의 조화가 제법 멋스럽다. 대시보드에는 전면 그릴을 연상시키는 V자형 크롬 장식을 중심으로 쉐보레의 듀얼 콕핏 스타일을 들여왔다. 핸들 중앙 하단 쪽에도 같은 무늬로 통일감을 표현했다.

더불어 임팔라는 긴 차체만큼 넓은 적재 공간을 자랑한다. 535리터의 트렁크는 골프백 세개 이상을 세로로 실어도 충분할 만큼 널찍하며, 실내에는 콘솔 박스와 글로브 박스 뿐 아니라 핸들 좌측과 터치스크린 안쪽 서랍과 뒷좌석 팝업식 컵홀더 등에 숨겨진 공간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 (사진 = 한국지엠)

◇주행 성능=3.6L LTZ 모델에는 캐딜락 대형 세단 XTS에도 적용된 6기통 3.6리터 직분사엔진과 하이드라매틱 6단 변속기를 장착해 최고 출력 309마력과 최대 토크 36.5kg.m의 힘을 발휘한다. 2.5리터 모델에는 4기통 2.5리터 직분사 엔진과 함께 스톱앤스타트 시스템으로 효율성을 높였다.

고속도로에 진입해 천천히 시속 100km 이상까지 속도를 올렸다. 임팔라는 저속에서 중속구간까지 매우 부드러운 가속감을 보였다. 가속 페달을 급히 눌러밟았을 때는 6000rpm 이상으로 치닫으며 부드럽게 엔진음이 커지지만 차체를 끌고 나가는 힘은 3000cc 이상의 고배기량에서 기대하는 것에는 미치지 못했다. 길고 부드러운 가속은 훌륭했지만 빠르고 치고 나가는 맛은 다소 부족했다. 독일차의 즉각적인 가속감에 익숙해진 소비자라면 다소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더구나 임팔라는 별도의 드라이빙 모드를 지원하지 않고 기어레버 위치 때문에 수동 변속 조작도 쉽지 않아 운전자 취향에 따라 이러한 세팅이 더 큰 취약점이 될 수 있다.

길지 않은 시승이라 소음에서는 다소 개인차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3중 실링 도어와 5.0 이중 접합 차음 유리, 차음재를 채용해 고속 주행 시 풍절음을 잡아냈다. 실내 정숙성을 위해 차량 천장에 설치된 마이크가 소음을 감지, 감지된 주파수와 다른 음파를 스피커로 내보내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술도 여기에 한 몫한다. 다만 차량 밑에서 올라오는 노면 소음은 적지 않게 느껴졌다. 그랜저, 아슬란 등 임팔라의 경쟁 차종들이 최근 소음 감쇄에서 탁월한 기술을 보이고 있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 (사진 = 송윤주 기자)

◇편의 사양=임팔라의 강점 중 하나는 다양한 편의사양이다. 이제 플래그십 세단의 필수 사양이 된 지능형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이 채택돼 있으며, 전방 및 후측방,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차선변경 및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등 안전 사양 역시 빠짐 없이 들어갔다. 실제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켜보니 이질감 없이 앞차와 간격을 조절하며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또 임팔라에는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쉐보레 차세대 마이링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보스(BOSE) 11개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 등 최신 기술이 들어갔다. 그 외에도 220V 인버터, 찬 바람으로 스마트폰 열기를 식히며 충전 가능한 액티브 폰 쿨링(APC) 기능의 스마트폰 무선 충전기, 트렁크 등 적재공간의 비밀번호를 별도로 설정할 수 있는 기능 등이 동급 차종 이상의 편의 사양도 돋보인다.

하지만 실제 차량을 작동하면서 아쉬운 부분들이 나타났다. 공조 버튼이나 멀티미디어 장치를 작동하면 내비게이션 화면이 까맣게 암전되는 점, 비상등이 핸들에 가려 한 눈에 보이지 않는 점, 기어레버가 지나치게 뒤쪽에 위치하는 점 등은 사소하지만 운전자가 큰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 (사진 = 송윤주기자)

최근에는 준대형차의 고객이 30대 후반까지 낮아져 선호 기준을 '조용하고 잘나가는 차'라고 정의 내리기 어렵게 됐다. "한국지엠은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존재한다"는 세르시오 호샤 사장의 말처럼 임팔라는 분명 경쟁 차종과는 다른 매력으로 국내 준대형차 시장에서 하나의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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