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두달째 동결…美·中 통화정책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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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째 年 1.50%…"향후 경기 회복세 지켜보고 결정"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를 네 차례 인하해 역대 최저인 연 1.50% 수준에서 운용하고 있는 한국은행이 8월에는 동결을 결정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 소강에도 국내 경기 회복세가 미진하지만,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함께 시차를 두고 실물 경제에 반영되는 금리 인하의 정책적 효과를 확인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 중 예정된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시작과 중국의 깜짝 위안화 절하 조치 등 급변하는 대외 정세도 금리 조정을 고심하게 하는 요인이다.

한국은행은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8월 기준금리를 종전 1.50%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3월과 6월 기준금리를 각각 25bp(0.25%p)씩 인하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조정한 바 있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3달 연속 1.50%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향후 경기 회복세를 면밀히 지켜보기 위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이미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금리를 조정한 만큼 메르스 충격이 빠진 내수 회복 추이와 정부의 추경 집행 효과를 신중히 점검해야 하는 상황에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채권시장 전문가 1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8.2%가 8월 기준금리 동결을 점쳤다.

지난 1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8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3.3% 감소해 7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으나, 6월 광공업 생산은 2.3% 증가, 설비투자는 3.8% 증가했다. 6월 서비스업 생산은 3.7% 급감했으나, 7월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0.9% 늘면서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지표는 엇갈리는 상황이다.

특히 빠르면 다음달, 늦어도 연내에 예정된 미국의 금리 인상은 국내 금융시장에서의 자본유출 가능성과 11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추가적인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고 있다.여기에 중국이 지난 12일까지 이틀 연속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높여 위안화를 절하하면서 신흥국 통화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국내 증시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점도 셈법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6월 금리 인하 이후 금리를 조정할 만한 경기 상의 큰 변화가 없었다"며 "국내적으로는 추경을 진행하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어 그 추이를 지켜본다는 차원에서 동결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 금리 인상으로 국제투자자금이 미국으로 쏠린다면 우리 금융시장도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이미 금리 인상이 선반영 된 측면도 있어 단행 이후의 금융시장 움직임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며 "중국의 위안화 절하 조치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필요성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지만, 미국 금리 인상을 염두에 둔 자본 유출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금리를 추가로 내리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될 수도 있어 지켜보자는 기조가 강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산분석팀장은 "결국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우리 경제의 3분기 회복 추이"라며 "2분기 경기가 워낙 부진했던 만큼 3분기에는 회복세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나 9월까지의 지표들마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종전 수준의 부진한 상황을 이어간다면 추가적인 완화정책에 대한 논의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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