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금융산업 하강…먹거리 갈수록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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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硏, 하반기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 발간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올 하반기 금융산업이 하강 국면을 탈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비은행 부문의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은행 부문의 수익성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그룹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0일 '2015년 하반기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2005년부터 최근까지의 자료를 토대로 제조업체의 총매출이익과 비견될 수 있는 각 업권별 순수익(net revenue)을 분석한 결과 저성장과 저금리에 따라 금융산업 전체의 순수익이 줄어드는 추세에 들어섰고 그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권별로는 증권업이 가장 뚜렷한 실적 개선 추세를 이어가고, 생명보험과 카드업도 양호한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이지만, 은행업의 실적은 여전히 개선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금융업권 순수익의 총합은 2005년 48조원에서 2011년 75조원을 기록, 연평균 7.7%씩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순수익이 70조1000억원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융업권 전체의 먹거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2005년 전체 순수익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던 은행의 비중이 작년의 경우 40% 아래로 급전직하했고, 그 빈자리를 생명보험업이 차지했다. 연구소는 이 상황은 고령화, 저금리와 함께 세제혜택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위기 이전 두자릿수를 기록하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모든 업권에 걸쳐 한자리 수로 전락했다. 연구소는 "마진율 방어를 위한 금융업계의 노력은 지속될 테지만 특별한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 한 이와 같은 기조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은행 대출의 경우 부동산 규제 완화와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 따라 명목 GDP 성장률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올해 단행된 두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순이자마진(NIM)이 떨어져 핵심이익의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연구소는 예측했다. 

수수료 수익원의 신규 발굴이 쉽게 이루어질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수수료수익에 대한 전망도 어둡다. 더욱이 계좌이동제 시행, 외국환업무 규제 완화,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에 따라 은행의 영업 행로는 더욱 험난해질 전망이다. 

연구소는 고령화와 저금리 환경에서 앞으로 크게 확대될 자산관리시장을 은행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하고 있다. 손준범 수석연구원은 "점증하는 자산관리 니즈에 대해 금융권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은행에도 투자일임업 등을 허용해 고객에게는 양질의 서비스를, 은행에게는 새로운 수수료 기반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증권업의 경우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은 시장과 개인들의 활발한 참여로 주식거래가 크게 늘어난 상반기 흐름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저금리로 촉발된 중수익 중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 확대 수요가 ELS 등으로 집중되는 가운데 증권사의 수수료수익이 개선되고 있고 하반기에도 그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높아진 보유채권 규모로 인해 금리변화에 따라 이익 변동성은 커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안성학 수석연구원은 "증가 일로의 자산관리 수요 충족을 위해서는 감독당국이 증권사의 레버리지 비율 규제에 어느정도 융통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연구소는 자산운용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기관화 현상, 분산투자에 따른 대체투자 펀드의 약진과 투자일임의 증가 현상 등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봤다. 반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기 위한 포트폴리오의 다변화 필요성과 해외펀드에 대한 비과세 범위 확대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 대한 투자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생명보험업의 경우 저축성보험의 수수료체계 개편에 따라 저축성보험의 판매에 애로가 있고, 자본 규제 강화에 따라 자본비율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신 종신보험으로 대표되는 보장성 복합상품을 중심으로 수입보험료의 증가는 지속될 전망이다. 

아울러 연구소는 정책 제언을 통해 IFRS II의 조기시행이 가져올 부정적 영향에 주목하며 시행시기를 늦출 것을 주문했다. 또한 퇴직연금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 DC형으로 전환할 때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내놨다.

대출축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드산업에 대해서는 카드사용에 있어 확대될 여력이 있고 저금리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감소가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다만 소액결제 확대와 가맹점수수료 인하에 따라 카드수익에서 차지하는 가맹점수수료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김상진 수석연구원은 "은행에서 활용될 비대면 실명확인 방식을 원용해 최근에 도입된 모바일 단독카드에도 대출을 취급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할부금융와 리스 산업은 설비투자의 정체에도 불구하고 자동차금융시장이 커져 외형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타업권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운용수익률에는 빨간불이 들어 온 상황이다.

연구소는 저축은행 업계가 구조조정과 부실채권 감축계획을 착실하게 실행에 옮김에 따라 건전성은 앞으로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최고금리 인하와 중금리 가계대출시장을 두고 벌이는 타업권과의 경쟁으로 앞날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부동산신탁은 신규분양시장을 중심으로 주택경기가 살아나면서 토지신탁의 수익 기여도는 높아지고, 업계의 다각화 노력으로 부수업무를 통한 수익도 늘어날 것으로 예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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