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하반기 경영 '비상등' 켜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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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호실적'…정제마진 지속 하락 우려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올 들어 깜짝 실적을 내며 만회에 나선 정유업계가 향후 정제마진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올해 2분기 2조원 이상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9879억으로 전년 동기의 적자(425억원)에서 흑자전환하는데 성공했다. 당기순이익도 5875억원을 기록, 작년 동기의 적자(6208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에쓰오일은 2분기 영업이익 61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44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조1425억원으로 30.7%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4305억원으로 531.1% 증가했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매출액은 2조8523억원, 영업이익은 225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은 32.9%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489.5%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7.9%로 지난 1분기 3%보다 대폭 개선됐다.

8월 중순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GS칼텍스는 2분기 6000억원 중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실적 호조는 올해 상반기 국제유가가 꾸준히 상승세를 지속한 것은 물론 정제마진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반기 고공행진을 보였던 정제마진이 최근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수익성 개선세의 지속 여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배럴당 평균 7.7달러에 달하던 정제마진은 7월 4째주 배럴당 5.3달러로 하락했다. 저유가로 휘발유 부문을 중심으로 마진이 상승하자 글로벌 정유업체들이 가동률을 잇따라 높인 점이 원인이 됐다.

이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개월 시차를 적용한 국내 복합정제마진은 역마진으로 돌아섰다"며 "신규 정제설비 가동과 신흥국 수요 부진으로 정제마진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글로벌 경기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올 하반기 석유 제품에 대한 시장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급과잉으로 정제마진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유가하락으로 재고평가 손실이 겹칠 경우 정유사들이 또 다시 '어닝 쇼크'를 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정유사들은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축배 대신 위기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최근 임직원 대상 세미나에서 "정유업계의 실적 호조는 오히려 '달콤한 독약'이 될 수 있다"면서 "국제유가 등의 일시적 개선에 일정 부분 우리의 구조적 대응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근본적인 대응 노력을 지속하자"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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