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마저 경영권 위험"…상장사들, 차등의결권 도입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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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KT&G 등 투기자본의 폐해, 이제는 막아야"

▲ '공정한 경영권 경쟁 환경조성을 위한 상장회사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는 정구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회장 (사진 = 이호정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경영권에 관한 불공정한 제도로 인해 자본시장에 상장된 1800여개 상장기업 모두가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거대 투기성 헤지펀드의 경영권 위협에 직면해 있습니다. 때문에 이를 방어하는 수단인 '차등의결권 주식'과 '신주인수선택권제도(포이즌 필)' 등의 도입이 시급히 필요한 때입니다."

15일 1800개 상장회사를 대표하는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는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정한 경영권 경쟁 환경조성을 위한 상장회사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날 정구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장은 "자본시장은 기업이 성장 및 발전하고 그 과실이 시장을 통해 사회적으로 공유돼 경제발전을 이루는 중요한 터전"이라며 "그러나 상장회사들은 지분 분산과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주식거래로 상시적인 경영권 위험에 놓이게 돼, 이를 방지하는 경영권 방어수단의 활용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행 국내 M&A 법제가 공격자에겐 한 없이 유리하고 방어자에겐 매우 불리하게 돼 있어, 전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 보아도 매우 불공정하다"며 "때문에 현재 한국의 상장기업들은 이러한 적대적 M&A 위험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2003년 SK에 대한 소버린의 공격을 시작으로 KT&G에 대한 칼아이칸의 공격 등 국내 기업에 대한 투기성 헤지펀드의 공격으로 수천억원의 국부유출이 있었으며, 최근에는 엘리엇이 삼성물산 보유 주식의 현물배당 등을 요구하며 삼성물산은 물론 삼성그룹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

이러한 적대적 M&A 위협을 막아내기 위해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지난 2006년 칼아이칸의 공격을 받았던 KT&G는 2003년부터 매년 기업지배구조 모범기업상을 받은 기업"이라며 "투기성 헤지펀드는 기업지배구조의 건전성 여부를 불문하고 '먹을 것이 있는 모든 곳을 공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 "투기성 헤지펀드는 단기간에 이익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과도한 구조조정 요구, 유상감자나 비정상적인 고배당 요구 등 기업의 정상적인 성장을 저해해 결과적으로 소액주주의 피해와 거액의 국부유출 폐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이들 협회와 상장회사 기업들은 경영권 방어법제의 공정성 확보를 통해 기업이 안정된 경영권 기반 하에서 정상적인 기업경영에 전념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일환으로 차등의결권제도와 신주인수선택권 등과 같은 효율적인 경영권 방어 수단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것.

차등의결권주식제도란 적대적 M&A에 대한 기업의 경영권 방어수단 가운데 하나로서, 일부 주식에 특별히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해 일부 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어 '포이즌 필'이라고 불리우는 신주인수선택권제도는 적대적 M&A 공격자에게는 매수권한을 주지 않도록 해 공격자의 지분을 크게 낮추는 것으로 방어효과가 크다.

이 외에도 공정거래법 상 상호출자금지, 금융계열사의 의결권 행사 제한 제도도 적대적 M&A 상황에서는 규제를 완화해 이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공정한 경영권 경쟁 환경조성을 위한 개선 의견서'와 법률개정안을 국회와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관련 법률의 개정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호소문 발표장에는 정구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장, 신경철 코스닥협회장을 비롯해 김영재 대덕전자 회장,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이사 사장, 이세용 이랜텍 대표이사, 박찬중 코디에스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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