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티볼리 디젤, 소형 SUV의 '서킷 위' 반전
[시승기] 티볼리 디젤, 소형 SUV의 '서킷 위'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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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윤주기자)

[인제=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소형 디젤 SUV를 서킷에서 시승한다고요?"

지난 6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열린 티볼리 디젤 시승 행사에 참석한 기자들은 저마다 비슷한 의문이 들었다. 티볼리가 역동적인 주행성능 보다는 실용성을 강조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데다 이제까지 가솔린 모델 위주의 서킷 시승을 해왔기 때문이다.

인제 서킷에서의 시승은 티볼리 디젤에 대한 쌍용차의 자신감을 반영했다. 다른 차량과의 사고 위험이 비교적 적은 서킷에서 가속력, 제동력, 조향성을 자신 있게 체험해보라는 것이다.

▲ (사진 = 송윤주기자)

티볼리 디젤은 e-XDi160 디젤 엔진을 장착해 6000rpm에서 최대 출력 115마력, 4600rpm에서 최대 토크 30.6kg.m를 발휘한다. 가솔린 모델과 비교하면 최고 출력은 11마력 낮지만, 최대 토크는 14.6kg.m가 높다. 경쟁 차종으로 꼽히는 르노삼성 QM3의 최대토크 22.4kg.m보다도 높은 수치를 기록한다. 쌍용차는 티볼리 디젤이 실제 주행에서 자주 쓰이는 1500~2500rpm 구간에서 최대토크를 발휘해 경쾌한 운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백문이 불여일견. 시동이 걸린 시승차에 탑승해 인제 서킷을 A와 B코스 풀코스로 달리기 시작했다. 가속 페달을 눌러 밟자 쥐었다 놓는 것처럼 폭발적인 가속보다는 끊김 없이 매끄러운 가속감이 느껴졌다. 다만 다른 차량과 함께 달리는 공공 도로가 아닌 혼자 주행하는 서킷 시승의 특성상, 긴 직선 구간에서는 페달을 끝까지 밟아도 시속 120km 이상으로 가속하는 데까지 다소 답답함이 느껴졌다.

▲ (사진 = 쌍용자동차)

인제 서킷은 고저차가 40미터에 달해 달리다보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 곳이다. 코너를 만나기 전 내리막이 심한 만큼 또 코너를 빠져나온 후에 만나는 오르막도 꽤 높은 편이다. 1.6리터 소형 SUV로 몰기에는 오르막에서 힘이 부족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하지만 티볼리 디젤의 넉넉한 토크는 고저차가 상당한 인제 서킷에서도 발군의 힘을 보여줬다. 코너 전 신속한 감속에 이어 스티어링 휠을 부드럽게 꺾어 빠르게 진입했고, 이후 오르막 구간에서도 RPM이 많이 높아지지 않으면서 힘있게 치고 올라갔다.

▲ (사진 = 쌍용자동차)

시승 당시 차량 자세 제어 시스템(ESP)을 끄고 주행했는 데도 코너링 시 밟고 지나가려는 레코드 라인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운전자 1명을 포함해 동승자가 2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타이어가 많이 밀리는 편은 아니었으나, 일반 사계절용 타이어가 아닌 그립력이 좋은 특수 타이어를 장착하면 더욱 민첩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전 티볼리 가솔린 모델의 경우 고속 주행 시 다소 소음이 불편하게 느껴졌으나, 디젤 엔진을 장착하면서 소음 및 진동 개선 작업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서킷의 노면 상태가 공공 도로보다 고른 편이지만 정차했을 때나 100km이상의 고속 주행을 하면서 귀에 거슬리는 소음이 거의 없었다. 더불어 가솔린 모델은 일상 주행 시 통통 튀는 하체 감각이 있었으나, 디젤 엔진을 적용하면서 서스펜션 및 NVH(Noise Vibration Harshness) 대책 설계로 단단함은 유지하면서도 튀는 느낌은 개선됐다.

▲ (사진 = 송윤주기자)

하지만 가솔린 모델에서 또 한가지 개선점으로 꼽았던 브레이크 감도는 그대로였다. 살짝 밟아도 제동이 깊게 잡혀서 부드러운 감속이 어려웠다. 코너가 많은 서킷에서 더 부각되는 부분이지만, 일상 주행에서도 브레이크 페달이 과도하게 민감하면 운전자와 동승자가 피로를 느낄 수 있다.

▲ (사진 = 쌍용자동차)

서킷이라 이번 시승에서 티볼리 디젤의 일상 주행 연비는 측정하기 어려웠다. 수치상으로는 티볼리 디젤의 공인 복합 연비는 15.3km/ℓ로 최근 출시되는 고연비 디젤 차량보다는 다소 낮은 편이다. 대신 쌍용차는 이번에 티볼리 디젤과 가솔린 4륜 구동 모델을 출시한 데 이어 이후 디젤 모델에도 4륜 구동 장치를 장착해 정통 SUV 명가로서의 기술력으로 승부할 계획이다.

티볼리 디젤의 판매가격은 트림에 따라 △TX 2045만원 △VX 2285만원 △LX 249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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