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삼성그룹 승계 위한 주주 희생 없어야"
엘리엇 "삼성그룹 승계 위한 주주 희생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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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주주들의 희생 위에서 총수일가의 승계 작업이 이뤄져선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삼성그룹의 이재용 부회장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작업에 대해서는 이해와 지지의 뜻을 밝혔다.

엘리엇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넥서스는 3일 '삼성물산 주주총회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법원의 결정에 불복하고 '즉시항고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법원은 지난 1일 엘리엇이 신청한 삼성물산 주주총회 금지 가처분을 기각하며 "삼성물산이 제시한 합병비율(제일모직 1 : 삼성물산 0.35)에 문제가 없다"며 "총수 일가를 위한 불법적인 합법이라는 엘리엇의 주장에도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법원의 판단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다"면서도 "항고심에서는 엘리엇의 입장이 전적으로 인용될 것으로 믿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엘리엇은 삼성물산이 본건 합병의 승인을 노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KCC에 자사주 전부를 부적절(불공정)하게 매각했는지 법원이 아직 판단하지 않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법원은 오는 17일 직전 엘리엇이 신청한 'KCC가 취득한 삼성물산 종전 자기주식에 관해 본건 합병승인 주주총회 결의시 그 의결권 행사의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엘리엇은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발표한 배당성향(비율) 상향과 별도의 지배구조위원회 등을 제안한 것에 대해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의미없는 노력"이라고 비난했다. 또 삼성물산 주주들은 이미 지난해 28% 배당성향으로 이익을 얻었고, 합병 후 30% 배당성향을 목표로 한다는 것은 실제론 퇴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이사진 교체를 고려해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엘리엇은  "모든 주주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면 임시 주총이라는 방법으로라도 삼성물산 이사진을 신선한 시각을 가진, 독립적이고 경륜이 있는 인재로 교체하는 것 같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것을 고려해 볼만하다"고 밝혔다.

재계에선 엘리엇이 오는 17일 열릴 임시 주총에서 합병안을 부결시킨 후 추가 임시 주총 소집 요구, 이사진 교체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고 보고 있다. 이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가장 큰 변수로 손꼽히는 국제 의결권자문기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의견서를 삼성물산 주식을 보유한 기관투자가들에게 발송하면 표 대결의 성패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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