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선박의 중요선! '프림졸 마크'를 아시나요?
[전문가기고] 선박의 중요선! '프림졸 마크'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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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봉기 한국선주협회 이사

우리 사회에서 횡단보도, 차량 정지선 등 누구나 지켜야 할 선들이 존재한다. 선박 역시 중요한 선이 있다. '적재한계선(프림졸 마크)'이 그것이다.

적재한계선은 선박에 위험 한계선을 긋고 그 선까지만 물속에 잠겨야 한다는 프림졸 마크를 일컫는 말로 지름 30센티미터인 동그라미와 그 가운데 수평으로 선을 그어놓은 형상의 마크다.

프림졸 마크의 역사는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세기 영국의 많은 선박들이 침몰했다. 먼 항해에 한번에 많이 싣고 가는 것이 곧 돈이었기에 배가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넘어 짐을 실었기 때문이다. 결국 침몰 사고가 빈번해지자 '사무엘 프림졸'이란 사람이 사고 방지를 위한 법을 재정했는데 이것이 바로 프림졸 마크다.

적재한계선의 중요성은 지난해 4월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세월호는 적재한계선을 넘는 무리한 화물적재와 무분별한 증축으로 선박의 복원력을 잃고 일어난 사고다. 규정으로 약속한 선을 벗어난 명백한 위반행위로 인한 참사인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참사 이후에도 여전히 선박들의 과적은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 일부 선박들은 돈벌이가 되는 화물을 더 싣기 위해 평형수 등 안전에 필요한 화물량을 줄여 적재한계선을 맞추고 있다.

문제는 관련 종사자와 승객, 관리감독들이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화물 과적 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은 적재한계선이 유일하다.

그렇다면 좀 더 확실하게 화물 과적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물론 방법은 있다.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사물인터넷(인터넷을 기반으로 사물과 사물 간의 정보를 상호 소통하는 서비스)을 활용해 선박을 이용하는 승객과 선원에게 선박의 무게중심의 위치나 분포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디지털 서비스를 도입한다면 과적으로 인한 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효과가 입증 된다면 해외선사들까지 적용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 선박 안전에 대한 서비스 개발·도입 등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최근 임기택 부산항만공사 사장이 세계의 조선, 해운업 관련 규범을 총괄하는 국제해사기구, IMO 차기 사무총장으로 당선된 만큼 정부의 역할 역시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는 사회에서 수많은 '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또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선박에서도 안전한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사람과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사람, 이를 관리감독 할 수 있는 사람 모두가 '선'을 지켜 안전을 지키고 선박 사고율 제로의 안전한 해상운송 문화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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