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결산] '저금리+전세난'에 거래 늘고 집값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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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편한세상 테라스 광교' 견본주택 내 (사진=대림산업)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도 '후끈'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상반기 서울 주택거래 사상 최고', '상반기 전국 아파트 시가총액 50조원 증가', '1순위 청약경쟁률 9년 만에 최고'….

계속되는 전세난과 사상 최저금리, 정부의 규제완화와 전세의 매매전환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상반기 매매시장이 호조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신규 아파트 청약시장도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주택시장을 이끄는 '쌍두마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이다.

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택시장은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연초부터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폐지, 재건축 등 규제 완화 정책과 기준금리 1%대의 초저금리 효과 등으로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매 행렬에 대거 동참했다.

특히 전세의 월세 전환과 강남권 재건축 이주로 촉발된 전세난이 수도권까지 확산되면서 전세 수요자들이 대거 매매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의 매매거래량은 10만6243건으로 전년동기(6만8725건)대비 54.6%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고치로, 종전 기록은 2006년이다. 당시 부동산 경기 호조로 2006년 상반기 거래량은 8만7841건을 기록했다. 올해의 경우 이때보다 거래가 1만9000여건이 더 많아 처음으로 10만건을 넘어섰다.

월별로는 1월 1만790건으로 시작해 성수기인 3~5월에는 석 달 연속 2만건 이상 거래됐다. 6월 거래량은 1만9105건으로, 3~5월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전년동월(9778건)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6월의 경우 계절적 비수기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악재로 구매심리가 다소 위축됐지만, 전세난으로 인한 무주택자들의 매매전환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거래량도 뒷받침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의 거래 증가세를 감안할 때 다음 주께 발표하는 올 상반기 전국 거래량도 60만건에 육박할 전망이다. 올 들어 서울 등 수도권 거래가 크게 늘면서 5월까지 50만413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보다 25.2% 늘어난 수치다.

주택거래가 크게 늘면서 아파트 값도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의 '6월 전국 주택매매 및 전세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 상반기 주택매매가 상승률은 전년(2.10%)대비 0.02%p 상승한 2.12%로, 2011년 상반기(4.3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상반기에 저금리를 활용한 실수요와 전셋값 급등에 따른 매매전환수요 증가가 매매가를 상승시킨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6월 기준 전국 아파트 706만6644가구의 시가총액은 약 2071조5483억원으로, 작년 말(2022조3352억원)에 비해 49조2131억원(2.43%) 증가했다.

특히 서울 재건축 아파트 11만9258가구의 시총액은 총 108조8863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4조5812억원가량 늘었다. 상승률은 4.39%로 재건축을 제외한 서울 일반아파트의 시총액 증가폭 1.95%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올 상반기 아파트 시총액은 전세난에 의한 실수요자의 주택 구입과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기준금리 1% 시대의 초저금리 대출 등이 복합 호재로 작용하면서 증가세를 보였다"며 "특히 강남권 재건축 단지와 대구·부산 등 청약과열지역이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는 일반 거래시장 못지않게 청약시장도 '후끈' 달아올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기준 아파트 분양물량은 18만5506가구로, 2000년 이후 상반기 물량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자 건설사들이 앞 다퉈 분양물량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공급물량이 늘었지만, 청약경쟁은 치열했다. 전세난이 지속되면서 새 아파트 수요가 늘어난 데다 청약 1순위 자격을 완화하는 등 청약제도도 개편되면서 청약자 수가 대거 증가한 까닭이다.

실제로 금융결제원 등에 따르면 상반기 전국 청약경쟁률은 8.73대 1로, 전년동기(4.48대 1)의 두 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위례신도시 등 공공택지와 서울 재건축·재개발 등 인기 아파트는 경쟁률이 수십대 1을 넘었고, 대구(평균 77.39대 1), 광주(48.23대 1), 부산(45.41대 1) 등 지방 새 아파트의 경우 평균 경쟁률이 100대 1을 넘는 단지가 속출하면서 과열 현상을 빚기도 했다.

지난 4월 포스코건설이 선보인 부산 수영구 광안동 '광안 더샵'은 91가구 공급에 총 3만3593명이 청약, 평균 369.15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반도건설이 5월 선보인 대구 동구 신천동 '동대구 반도유보라'는 387명 모집에 1순위에서만 10만6020명이 청약, 평균 273.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함영진 센터장은 "올 상반기에는 전세난과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 완화, 저금리 등으로 주택 매매·분양시장이 쌍끌이 호조세를 보였다"며 "특히 전세난에 지친 수요자들의 주택 구입 욕구가 워낙 크다보니 예년과 달리 계절적 비수기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부동산 매매·분양시장의 호조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적어도 하반기까지는 이 같은 분위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정부의 초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부동산시장의 회복세가 하반기 들어 갑자기 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올 하반기 주택거래량도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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