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수소연료차 '미라이', 토요타의 미래를 담다
[시승기] 수소연료차 '미라이', 토요타의 미래를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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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송윤주기자)

[도쿄 =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실컷 달려도 차량 뒤에서는 매캐한 배기가스 대신 뜨거운 물을 뿜어낸다. 대표적인 친환경차로 꼽히는 전기차보다 주행 가능 거리가 3배 가까이 길며, 충전을 하는 데에는 불과 3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토요타 친환경차의 '미래'를 보여주는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의 강점이다.

지난 30일 일본 도쿄 오다이바에 위치한 토요타의 대형 자동차 테마공원 메가웹(Megaweb)에서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MIRAI)를 시승했다.

미라이는 공기 중에 있는 산소를 이용해 차량 내에 충전된 수소로 화학 반응을 일으켜 얻은 에너지로 차량이 움직이는 수소연료전지자동차다.

외관에는 차세대 친환경차답게 외관은 마치 컨셉트카를 그대로 양산한 듯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담았다. 전면에는 한 번에 많은 산소를 빨아들여야 하는 수소연료차의 특성에 맞게 전면 범퍼에 상당히 큰 공기흡입구가 먼저 눈에 띈다. 공기 흡입구를 'ㄱ'자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는 주간주행등은 이같은 독특한 디자인을 강조하면서도 세련미를 더한다. 여기에 가늘고 길게 뻗은 헤드램프 4개의 LED를 배치해 대담한 공기흡입구 디자인과 조화를 잘 이루는 모습이다.

여기에 측면을 보면 헤드램프 양 옆으로 검은색 몰딩 디자인이 사이드 미러와 C필러까지 한 붓으로 그린듯 부드럽게 이어져 속도감이 느껴진다. 토요타는 측면에 물이 흐르는 듯한 '워터드롭' 형상을 넣았다. 후드는 약간 떠있는 듯한 디자인과 함께 컬러는 바디와는 다른 색감을 채택했다.

이같은 디자인은 바닥에 연료 전지가 들어가면서 전고가 높아졌다는 단점을 보완하는 효과도 있다. 미라의 전고는 1535mm로 최근 출시되는 일반 승용차보다 약간 높은 편이지만 자연스럽게 흐르는 측면 라인과 후드 디자인 등으로 높이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 (사진 = 송윤주기자)

실내로 들어서면 블랙과 밝은 그레이의 투톤 인테리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인테리어 역시 뒤쪽에서 앞까지 한 붓으로 크게 원을 그리듯 한 선으로 연결돼 있다. 중앙에는 위쪽부터 차량의 구동과 충전 상태를 알려주는 정보표시창과 그 아래로 내비게이션 정보 등을 표시하는 인포테인먼트 화면이 있으며 가장 아래에는 공조 장치까지 화면으로 표시된다.

새로 설계된 시트는 일체발포공법으로 제조돼 몸을 상하좌우로 감싸준다. 가죽의 감촉도 기존 프리미엄급 차량에서 느꼈던 것과는 달리 매우 얇으면서도 손으로 눌러보면 볼륨감이 느껴진다. 가죽이면서도 직물과 같은 뽀송뽀송한 느낌이라 친환경차와 잘 어울리는 편이지만 내구성 면에서는 다소 취약할 것으로 보인다.

▲ (사진 = 송윤주기자)

시승은 메가웹 내에 설치된 약 1km이상의 코스를 전문 드라이버가 먼저 시범을 보인 뒤 직접 두 바퀴를 몰아보는 짧은 코스로 진행됐다. 역시 친환경차답게 정차 시에는 시동이 걸려 있어도 전혀 소음이나 진동이 느껴지지 않았다.

미라이는 모터가 앞쪽에 배치된 전륜 구동 차량이지만 차량 앞좌석 밑에 연료전지 스택을 장착해 전고는 높지만 차량의 무게 중심은 10mm정도 낮아졌다. 이는 연료 전지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는 기술력을 선보이는 동시에 주행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주행을 해보니 일반 도로에서만큼의 빠른 속도는 아니었지만, S자 형태의 장애물 통과 구간에서 스티어링 휠을 자신 있게 꺾어도 차체가 쏠리지 않았다.

직선 구간에서 가속 페달을 힘껏 눌러 밟아보니 배터리와 전기 모터로만 움직이는 전기차 보다는 가속력이 다소 굼뜬 편이다. 대신 수소 화학 작용이 빠르게 일어나면서 들리는 소음이 전기차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엔진음을 대체하는 듯 했다.

여기에 별도의 변속기를 장착하고 있지 않아 변속 충격은 느껴지지 않지만, 가속과 제동은 페달로만 작동할 수 있다.

▲ (사진 = 송윤주기자)

미라이의 항속 거리는 일본 기준으로 완충 시 최대 약 650~700km까지, 미국 기준으로는 약 480km정도 주행이 가능하다. 이는 화학 반응으로 직접 에너지를 발전하면서 배터리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기 때문이다. 충전된 배터리로만 주행할 수 있어 주행거리가 짧다는 전기차의 단점과는 직접 비교되는 부분이다.

외부 전기를 주입해야하는 전기차와 달리 수소차 미라이는 자체 발전한 전기를 외부로 빼낼 수 도 있다. 오른쪽에 장착된 콘센트로는 최대 1500와트의 전기를 끌어낼 수 있으며, 센터콘솔 뒤쪽에도 같은 콘센트가 있다. 내부에 있는 콘센트를 이용하면 주행을 하면서 PC나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할 수도 있다.

▲ (사진 = 송윤주기자)

미라이는 공기 중의 산소와 수소를 370장의 셀 안에서 화학 작용을 일으켜 전기를 발전시킨다. 공기와 수소를 빨아드리는 통로 사이의 공간을 없애 이전 모델보다 연료 스택을 더 작게 만들었고, 비용 절감 효과도 얻었다. 더불어 토요타가 가솔린 하이브리드차로 700만대 이상 판매하며 성능과 가격경쟁력을 높인 모터 시스템이 들어갔다.

여기에 수소를 사용하는 수소연료전지차 특성상 토요타는 여러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 수소가 유출되거나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도록 하고, 유출될 경우 연료전지시스템을 정지시켜 유출을 막도록 설계됐다.

▲ (사진 = 송윤주기자)

수소를 담은 플라스틱 라이너는 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을 몇 겹으로 겹쳐 높은 압력에도 견딜 수 있게 했다. 수심 7000m 정도의 고압에도 버틸 수 있어 사고 시 차체에 큰 손상을 입더라도 탱크는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미라이를 충전하려면 가솔린 차량과 같이 연료 뚜껑을 열고 주유를 하듯 노즐을 꼽아 충전하면 된다. 급속 충전에도 30여분의 시간이 필요한 전기차와는 달리 미라이는 내연 기관 차량과 같이 약 3분이면 완전 충전이 가능하다.

차례로 시승을 마치고 토요타 측은 화학 반응으로 차량에 저장된 물을 빼는 모습을 시연했다. 스티어링 휠 왼쪽에 위치한 'H20' 버튼을 누르면 차량 후면 아래로 뜨거운 물이 배출된다. 수소전지차는 주행을 하면서 물이 생기기 때문에 남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도록 운전자가 원하는 곳에서만 한꺼번에 물을 배출될 수 있도록 하는 일본 특유의 '메이와쿠(迷惑)' 정신을 반영한 기능이라고 토요타 측은 설명했다.

미라이의 일본 현지 판매 가격은 723만6000엔(세금 별도, 한화 약 6617만원)며 일본에서는 환경 보조금으로 최대 225만엔(2058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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