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리컨츠 매각 불발…SK이노 재무개선 '삐걱'
루브리컨츠 매각 불발…SK이노 재무개선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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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측과 가격 이견…IPO 선회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SK이노베이션이 '비핵심 자산' 매각에 나서며 재무건전성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SK루브리컨츠 매각 작업이 암초에 부딪쳤다. SK이노베이션의 자금 마련 계획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진행 중인 루브리컨츠 매각 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SK이노베이션은 "100% 자회사인 루브리컨츠의 지분 매각과 관련해 협의를 진행해 왔으나 최종적으로 협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9년 설립된 SK루브리컨츠는 윤활유 등 석유 정제품 제조업체로 지난해 매출액은 3조254억원, 당기순이익은 1496억원을 기록한 '알짜' 계열사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231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37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연내 상장을 목표로 루브리컨츠에 대한 기업공개(IPO) 실무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IPO보다 더 나은 조건으로 SK루브리컨츠를 인수할 테니 우리 측에 매각하라"는 제안을 해오자 매각 검토에 들어갔다. 매각금액은 약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식매매 본 계약이 체결되기 전 매매정보가 유출된 데다 적정 가격에서 SK이노베이션과 MBK파트너스의 의견차가 커 협상이 중단된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투자재원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루브리컨츠의 기업공개(IPO) 또는 매각을 검토 중에 있지만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 매각 잠정 중단으로 경영정상화를 위해 자금마련에 나섰던 정철길 사장의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올해 초 취임한 정 사장은 최근 성장한계에 직면한 정유사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사업 △수익 △재무 등 전방위 사업구조 개선작업에 나섰다.

정철길 사장은 이와 관련 "수익·사업구조 혁신과 함께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한 안정적 재무구조 확보에도 전력을 집중하겠다"며 "자회사 상장이나 비핵심 자산 매각과 같은 자산 유동화를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SK종합화학 자회사 SK유화 지분을 전량 SK케미칼에 매각한 데 이어 올초 포항물류센터 부지를 40억원에 매각했다. 같은 시기 일본 타이요오일 지분도 92억원에 팔았다. 지난 3일에는 페루 가스수송 법인 TgP의 지분 11.19%를 2억5100만달러(한화 약 2800억원)에 매각했으며 현재 SK인천석유화학 유휴부지와 인천물류센터 부지 매각을 추진 중이다.

현재 3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SK이노베이션은 루브리컨츠 매각이 불발됨에 따라 당초 계획대로 IPO를 통한 자금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IPO를 진행하면 1조원 초중반 대의 확보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렇게 확보된 자금으로 1분기 말 현재 6조8000억원 수준인 순차입금 규모를 계속 줄여나가는 한편, 필요에 따라 선제적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정 사장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생존이 가능한 수익구조를 만들겠다"며 "부단한 노력을 통해 현재 11조원인 기업가치(시가총액)를 2018년까지 30조원대로 키우고 글로벌 톱 30위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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