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융당국의 '수상한' 보험업 인가 전환
[기자수첩] 금융당국의 '수상한' 보험업 인가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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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지난 26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보험업 인가방식이 '종목별'→'시장(상품)별'로 전환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개선 방향은 단순하다. 현행 보험업이 보험 종목별로 인가됐다면 앞으로는 상품별로 허가돼 보험 출시의 편의성과 상품 다양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담고 있다.

금융위 역시 이번 개선방안에 대해 '보험사가 새로운 시장수요를 포착해 시장에 신규 진입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소개했다.

더불어 종합보험사와 단종보험사로 이원화된 시장구조에서는 여행보험 등 전문영역에 대한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에 한계가 있으며, 새로운 전문 분야의 보험수요에 대해 기존 보험사간의 경쟁이 미흡해 소비자측면에서 불편을 초래한다는 이유도 덧붙여졌다.

더욱 주목을 끈 부분은 금융당국이 이번 방안을 발표하며 지난 2004년 이후 4개의 단종 손해보험사(하이카다이렉트, 젠워스모기지보험, 다스법률비용보험, AIG유나이티드개런티), 2개의 재보험사(RGA, 하노버리) 위주로 인가가 이뤄져 왔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하지만 의구심은 여기서 출발했다. 공교롭게도 당국이 예로 든 4개의 단종손보사들은 모두 철수 또는 인수합병을 준비 중인 상태다. 이들 단종 보험사들이 철수를 시사한 지금에 와서야 관련 대책이 나왔는지 물음표가 달릴법 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 27일 현대해상과 하이카다이렉트는 인수합병 본인가를 금융위로부터 승인받았다.  하이카다이렉트가 현대해상과 합쳐지는 이유는 금융당국으로 부터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요구받아왔다는 점이 가장 컸다.

사실 단종보험을 취급하는 것만으로는 이익을 창출하기 어렵다는 것은 보험업계의 중론이 된지 오래다. 젠워스모기지보험, 다스법률비용보험, AIG유나이티드개런티 모두가 적자행진을 이어나가며 사실상 국내영업을 중단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상황에서 지난 1월 국내에서 생명보험사를 운영 중인 한 미국 그룹이 국내 여행자 보험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흘러나왔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여행자 보험시장에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 그룹차원에서 직접 뛰어들 가능성도 점쳐졌다.

단순한 우연일까? 금융당국 보도자료 예시는 주로 여행 전업보험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경 쓰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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