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폭풍전야' 車할부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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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금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데, 중소캐피탈은 당장 경영상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모 캐피탈사 직원)

최근 국내 카드사들이 연이어 할부금융업 라이센스를 신청·활용해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 출시에 나서자 캐피탈사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금융에 적극적인 이유는 지난 3월 삼성카드를 마지막으로 현대자동차와 길고 긴 자동차 복합할부금융(이하 복합할부) 가맹점 수수료율 협상에서 연이어 백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무려 5조원에 달하는 시장이 사실상 공백 상태에 접어든 것.

하지만 캐피탈업계는 복합할부 협상 과정에서 카드사들이 내세웠던 '업계 상생' 구호는 온데 간데 사라졌다며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카드업계는 복합할부 상품 존폐를 놓고 카드사-소비자-캐피탈사-자동차 딜러 등 4자가 모두 이익을 얻는 상생의 상품이라며 존속돼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었다.

하지만 결국 복합할부 상품의 폐지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카드사들이 상생이 아닌 '독식'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할부금융업 라이센스를 보유한 신한·롯데카드는 관련 오토 할부금융 상품을 출시했고 우리카드와 KB국민카드는 최근 할부금융업 라이센스 취득을 위한 준비작업에 한창이다.

특히, 우리카드는 최근 현대캐피탈 등에서 4명의 경력사원을 채용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할부금융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캐피탈업계는 카드사들까지 자동차 할부금융업에 나설 경우 가뜩이나 포화상태에 있는 시장에서의 출혈경쟁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카드사들의 행보가 '찻잔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자동차 할부금융의 경우 확보된 영업망과 노하우 없이는 활로 개척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미 확보한 기존 카드 회원들만으로는 성장에도 한계가 있다.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금융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한동안 고객 빼오기 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업권간 상생을 기대하기는 무리일테지만, 출혈경쟁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에 대한 고민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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