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삼성, 1년 키워드는 '2S1P'
이재용의 삼성, 1년 키워드는 '2S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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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이건희 삼성 회장(사진=삼성)

사교경영·선택과 집중·실용주의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이건희 삼성 회장이 와병으로 자리를 비운지 오는 10일 1년이 된다.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VIP 병실에서 건강회복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에서는 이 기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보여준 경영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삼성이 보여준 경영 전략과는 확실히 달라진 △선택과 집중 전략 △소통에 강한 사교경영 △실용주의 등으로 요약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년 동안 글로벌 경제계에서 삼성의 존재감을 키우는데 집중했다. 오랜 유학생활로 영어에 익숙한 만큼 국내외 정치·경제 유력인사들을 직접 만나 능동적인 비즈니스에 나섰다는 평가다. 최근 1년간 이 부회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사티아 나델라 MS(마이크로 소프트) CEO 등 거물(巨物)급 인사들을 만나왔다.

특히 중국 인사들과 집중적으로 만났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7월 방한할 때 만난 것을 시작으로 최근 1년간 4차례나 만남을 가졌다. 왕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올해 1월 방한 당시 호텔신라에서 만났다. 중국 시장은 삼성전자 매출에서 이미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요한 시장이다. 기업컨설팅업체 관계자는 "중국은 사업적 이해관계와 더불어 정부 고위급 인맥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 부회장이 1년 동안 중국 쪽 관계구축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사업구조 개편작업 역시 발 빠르게 진행됐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이 지난 1일 한화로 사명을 바꿨고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역시 상반기 내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이 매각대금으로 알려진 1조9000억원을 3년에 걸쳐 분납하면 두 그룹의 '빅딜'은 종결된다. 이번 빅딜로 삼성은 금융과 전자, 중공업 3개 사업포트폴리오를 집중적으로 꾸리게 됐다.

향후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의 전자 계열과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이 하나로 묶이는 금융계열로 양분할 수 있다. 여기에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설계열이 세 번째 사업그룹을 담당한다.

▲ 이건희 회장 부재 중 삼성의 1년은 이 같이 요약된다.(자료=업계취합)

거미줄처럼 얽혀있던 지분구조도 단순화했다. 현재 삼성그룹 전체를 관통하는 순환출자구조는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전기→삼성SDI→제일모직으로 기존 30여개 계열사에서 대폭 축소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이뤄진 삼성SDS와 제일모직 상장 모두 이 같은 순환출자구조 단순화를 위한 작업이었다"며 "향후 그룹 지배구조 이슈가 발생할 각 계열사들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부회장이 자신만의 젊은 감각을 삼성 안팎에 고루 전파했다는 평가도 이어진다. 삼성 임직원들의 에티켓과 의전 등 기업 문화에서 형식주의를 멀리하고 실용주의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별도의 수행원 없이 홀로 짐을 챙겨 업무 장소로 향한다. 이 외에도 김포공항에 항시 대기 중인 삼성그룹 전용기 대신 민항기를 이용해 출장길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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