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잘 나가던 ELS 인기 '시들'…왜?
[마켓인사이드] 잘 나가던 ELS 인기 '시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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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한달 만에 ELS 발행건수 48%↓
강세장에 직접 베팅…주가 조작 '빈번'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저금리 시대의 대안 투자처로 각광받아온 주가연계증권(ELS)의 인기가 점차 시들해지는 모습이다. 최근 증시가 강세장으로 진입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자 직접 투자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ELS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독 강화가 예고되면서 향후 증권사의 ELS 발행에도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ELS 발행금액은 3조3148억원으로 지난달 6조3858억원보다 48.0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발행건수 역시 지난달 1081건에서 이달 718건으로 363건 감소했다.

또 이 중 원금보장형의 비중은 10% 수준에 그치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하와 변동성 하락에 따라 원금보장형 ELS의 수익률이 낮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원금보장형 ELS는 자산의 90%를 채권에 넣고 나머지는 지수선물로 운용하는 상품으로, 0~20% 사이에서 움직여야만 수익이 나는 구조다.

지난해부터 저금리가 고착화되면서 투자자들로 하여금 중위험·중수익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자 ELS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ELS는 원금 손실을 보는 경우가 적고 연 5~8% 수익을 올리는 상품이 많아 대표적인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꼽힌다.

실제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ELS는 지난해 12월 발행 기준으로 10조2317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전체로 71조6438억이 발행된 가운데,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수치다. 즉 기존 4~5조원대의 발행에서 한 단계 발행이 증가한 퀀텀점프(Quantum Jump)를 기록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지난 2013년까지만 해도 ELS는 코스피지수가 일시적으로 급락할 때는 자금이 유입되지 않았는데, 지난해 경우에는 지수가 빠지면 오히려 상환 조건이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한 투자자들이 늘어 자금 유입이 급증했다.

하지만 올 들어 증시가 강세장에 진입함에 따라 투자자들이 ELS 등 간접투자상품 대신 직접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어, ELS 인기가 시들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모집 목표액을 채우지 못했거나 청약자가 없어 발행 계획이 취소되는 사례도 잇달아 생기고 있다.

또 이 중 국내 증시를 비롯한 유동성 강세로 글로벌 증시도 동반 상승하자 원금 손실에 처하게 되는 ELS들도 속출하기 시작했다. 코스피지수 등 기초지수가 정해진 범위 이상으로 상승하지 않으면 약정된 수익을 제공하는 파생상품인 '스텝업 ELS'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최근 대법원이 한화투자증권 관련 ELS 집단소송을 인정하면서, ELS의 인기 행진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며 증권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법원이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을 도입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소송 허가 신청 사례는 10건에 그쳤다. 현재 동부증권과 도이치뱅크, GS건설, 동양증권 등에 대한 집단소송 허가신청이 제기된 상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ELS의 흥행몰이는 향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낙관하는 모습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ELS 투자자 입장에서 최근의 시장 상승은 상대적 박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하지만 달러 ELS와 글로벌 자산배분 형태처럼 구조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어 ELS의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신한금융투자는 업계 최초로 달러로 투자하는 USD ELS를 공모했다. 또 대다수의 증권사들도 ELS 발행 규모가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였음에도, 이를 보완한 상품을 계속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먼저, 신한금융투자는 달러 ELS 외에도 지수형, 낮은 조기상환 배리어, 노낙인 구조로 안정성을 강화한 상품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지수형이라 개별주식 위험으로 부터 자유롭고 노낙인구조(no knock in)라 만기 전 지수와 상관없이 조기상환평가일 또는 만기상환평가일 지수만 가지고 수익상환을 평가한다"며 "또 1차 조기상환 배리어를 최초기준지수의 80%대로 낮춰 수익상환확률을 높인 것도 안정성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KDB대우증권도 최근 지수 상승기에 맞춰 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기만 해도 확정수익을 제공하는 스텝다운형 ELS를 계속해서 만들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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