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피한 SI 업체 '일감 몰아주기' 여전
규제 피한 SI 업체 '일감 몰아주기'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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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업체 자회사 통한 '변칙' 의혹

[서울파이낸스 이철기자] 계열사 합병 등으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난 시스템통합(SI)업체들의 내부거래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매출 상위 20개 SI업체의 내부거래액은 지난해 8조3609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4689억원(5.9%) 늘어났다. 내부거래비율은 58.1%에서 61.0%로 2.9%p 상승했다.

이 중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10개 업체의 내부거래액은 5조7558억원으로 1년 전의 5조2277억원보다 10.1% 증가했다. 평균 내부거래비율 역시 1년 새 7.4%p 높아졌다.

삼성SDS의 경우 2013년 3조3096억원이던 내부거래액이 지난해 3조8807억원으로 17.3% 급증했다. 이에 따라 내부거래 비율도 71.4%에서 84.8%로 크게 상승했다.

이에 대해 삼성SDS 측은 "2013년 삼성 SDS의 국내 계열사간 매출 거래 금액은 3조3096억원으로 국내 매출 대비 71.4%"라며 "2014년도 내부거래 매출 규모는 계열사간 검증작업을 거쳐 오는 6월1일 공시할 예정이라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으나, 2013년 대비 증가폭은 최대 2%가 안되는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동국제강그룹 소속 DK유엔씨의 내부거래비율도 2013년 37.2%에서 지난해 39.4%로 높아졌다. DK유엔씨도 2013년 11월 장세주 회장 등의 일가족이 보유하던 30%의 지분을 계열사에 넘긴 후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LG그룹 계열사인 LG CNS와 롯데그룹의 롯데정보통신도 각각 0.8%p, 1.9%p 내부거래 비율이 상승했다.

아울러 일부 재벌그룹 SI 업체는 다른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인수, 일감을 주는 '변칙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한화그룹 총수 일가가 100%의 지분을 보유한 한화S&C의 자회사 휴먼파워는 설립 4년 만에 매출이 3억원에서 180억원으로 60배 불어났다. 이는 2013년 기준 전체 내부거래의 81%를 한화S&C가 차지한 덕분이다.

이에 따라 한화S&C는 내부거래비율이 2013년 54.7%에서 지난해 52.6%로 낮아졌다.

롯데정보통신이 지난 2011년 인수한 현대정보기술도 내부거래액이 2013년 47억원에서 지난해 182억원으로 1년 새 4배로 커졌고, 내부거래 비율도 3.1%에서 12.8%로 급상승했다.

반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된 SI 업체들은 대부분 내부거래를 줄였다.

SK와 합병을 앞둔 SK C&C는 지난해 내부 거래액이 전년보다 10.6% 감소한 7996억원으로, 조사 대상 SI 업체 중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내부거래 비율은 같은기간 9%p 하락했다.

한편, 개정 공정거래법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그룹에서 총수 일가의 지분이 30%를 초과하는 상장 계열사(비상장 계열사는 20%)는 내부거래액이 200억원을 넘거나 연매출의 12% 이상이면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 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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