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뢰 져버린 증권맨의 사기행각
[기자수첩] 신뢰 져버린 증권맨의 사기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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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고은빛기자] 최근 여의도 증권가가 현직 증권사 직원의 사기행각으로 한바탕 떠들썩하다.

전·현직 증권맨으로 구성된 총 13명의 일당이 인터넷에 미니 선물 도박사이트를 만들고 회원 1000여명을 끌어들여 총 25억원을 편취한 사건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현직 증권사의 선물옵션 담당 과장이 주축이 돼 전직 증권사 직원, 대학 선후배들과 공모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해당 사건은 중소형 증권사 모 과장이 벌인 것으로 정상적으로 지수선물 거래에 1500~3000만원 상당의 증거금이 필요하다는 점을 악용, 단돈 3만원으로 가상의 선물거래가 가능하다며 고객들을 대거 끌어들였다.

해당 과장은 미니 선물거래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회사 몰래 특정 지역에 사무실을 차려 불법 사이트를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의 경우 표면적으로는 한 증권사 직원의 개인 일탈이지만, 잊을만 하면 터지는 사건사고는 업계 전반의 윤리 문제와 연관시키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대형사에 비해 직원들에 대한 관리가 허술하다는 점도 사기행각의 배경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건이 더욱 씁쓸한 것은 최근 주식시장 회복세와 함께 중소형사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올 들어 금융당국은 대형IB 위주의 정책지원에서 벗어나 중소기업 M&A에 특화된 중소형증권사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전날에는 '코넥스·장외·파생시장 활성화' 방안을 통해 코넥스시장의 예탁금 완화와 스팩 합병으로 코스닥 상장 시 수익성 평가 면제 등으로 자본시장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투자협회도 비상장주식 거래의 허가와 체결내역을 공표하는 호가게시 플랫폼인 K-OTCBB의 실시를 앞두고 특화된 중소형사가 주도하길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정부의 이같은 정책적 지원이 실효성 있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고객과 투자자들로부터의 '신뢰'가 전제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반복되는 증권맨들의 불법행위는 증권업계에 대한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건의 뒷맛이 더욱 씁쓸해지는 이유다. 직원들에 대한 윤리교육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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