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사돈끼리 이러면 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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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우리홈쇼핑 인수관련 뒷말 무성


유통대국 롯데그룹이 우리홈쇼핑을 전격 인수, 유통업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이로써 롯데쇼핑은 백화점-할인마트-편의점-온라인-TV 등 모든 분야의 판매 채널을 아우르는 유통 공룡으로써의 입지를 구축했다. 그러나 우리홈쇼핑 인수 과정에서 롯데측이 미숙하게 대처하는 바람에 사돈기업이자 우호 관계였던 태광그룹과의 관계에 이상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 2일 홈쇼핑업계 4위로 처져 있는 우리홈쇼핑 지분 53.03%(424만2796주)를 주당 11만원에 경방 등으로부터 인수, 경영권을 확보했다. 롯데측은 방송위의 최대 주식 소유자 변경승인과 공정위의 기업결합 신고 등을 걸쳐 오는 11월 경 '롯데홈쇼핑'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우리홈쇼핑 인수로 롯데그룹은 백화점-마트-편의점-온라인쇼핑 등을 아우르는 유통업의 수직계열화를 이뤄, 유통 메이저그룹으로써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롯데측의 우리홈쇼핑 인수는 전격적으로 이뤄져,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각을 보내고 있다. 우선 증권가에서는 롯데측의 우리홈쇼핑 인수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입장이다. 롯데측은 우리홈쇼핑의 주식을 주당 11만원에 인수했는데, 증권가에서는 우리홈쇼핑의 지난해 순이익 기준 주가이익비율 18.3배로 경쟁업체인 GS홈쇼핑의 가치 2배 이상이라는 시각이다. 롯데측이 얼마나 다급하게 인수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또 롯데측이 인수합병 과정에서 우리홈쇼핑 경영권을 놓고 2대 주주인 경방과 대립각을 세운 태광측을 '닭쫓던 개 지붕쳐다 본 격'으로 만들어 사돈가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든 우를 범했다는 것이다.
 
태광측 입장에서는  롯데로부터 뒤통수를 얻어 맞는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후유증도 있을 수 있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이는 태광측이 마음만 먹으면 롯데측을 뒤받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시청자가 케이블TV를 보는데, 프로그램 선택권은 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결정한다. 즉 홈쇼핑 채널 배정도 SO가 좌우한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TV홈쇼핑사들은 직간접적으로 전국 SO사들과 투자내지 협력관계를 유지한다.
 
TV홈쇼핑을 출범시킬 롯데측은 국내 최대 SO망을 지닌 태광측과 협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태광측은 오래전부터 우리홈쇼핑 인수를 염두해 전국에 걸쳐 27개사에 이르는 SO사를 투자, 인수한 상태다.
 
이에 따라 새로 출범하게 될 롯데홈쇼핑 입장에서는 태광측의 도움을 받아야 사업을 순항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홈쇼핑 경영권을 찜해놓은 태광측과 상의없이 롯데측이 우리홈쇼핑을 전격 인수하는 바람에 태광측의 심기가 불편해진 것.  
 
사업상으로도 공생해야 할 처지인 두 기업이 예전처럼 사돈기업으로 지낼 수 있을지 모르겠는다는 재계의 뒷말이 무성하다. 일격을 당한 태광측이 롯데측에 해꼬지를 할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신격호 롯데그룹 일가와 태광 이임룡 회장 일가는 사돈지간이다. 신선호일본 산사스 사장의 딸 신유나씨와 이회장의 아들이자 태광그룹의 사실상 후계자 이호진 회장은 부부의 연을 맺고 있다.
 
박용수 기자 pen@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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