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車 명장이 본 '자동차 2000만 시대'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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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일 자동차 명장

한국 자동차산업은 세계 5위 규모지만 불과 60년 전인 1955년만 해도 한국은 미군이 버린 폐차 부품에 드럼통을 펴 만든 철판으로 자동차를 겨우 조립하던 나라였다. 그렇게 태어난 첫 차가 시발 자동차다.

국산 자동차 수출 1호는 1966년 하동완 보디로 유명했던 버스 메이커 하동완 자동차가 일본에서 엔진 등 중요한 부품을 들여와 우리 손으로 만든 버스 한 대를  부루루나이에 처음 수출한 것이다. 이후 1970년 경부 고속도로가 개통 한 후 1975년 한국 최초의 고유모델 현대 포니가 생산되면서 국민들은 '마이카' 시대의 꿈을 갖게 됐다.

현재 우리나라는 차량 등록 대 수가 2000만 대를 넘어 세계 15위 차량 보유국으로 성장했다. 수입차 점유율 또한 12%를 넘어서며 계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중 독일차가 '품질도 좋고 안전하다'는 믿음을 줘 시장을 거의 싹쓸이하다시피 하고 있다.

1988년 수입 시장 개방 이후 2000년 초만 하더라도 수입차를 타면 좋은 시선으로 보지 않는 국민 정서가 주류를 이뤘다. 정부까지 나서 수입차 좀 사줘야 된다는 발언을 했을 정도니 국산품 애용이라는 교육정서가 얼마나 뿌리깊게 자리 잡았는지 알 수 있다.

그런 문화 덕분에 국산차 회사들은 국내를 기반으로 세계로 국산차를 수출했다. 이후 기술 축적을 하며 경쟁력을 높여 국내는 물론 세계 곳곳에 자동차 공장을 세웠고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 했다. 덩달아 국내 차량 가격도 점차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국민들은 차량 가격과 품질, 안전성 A/S와 브랜드 가치를 계산하기 시작하면서 수입차를 구입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국산차를 고집했던 사람들조차 다음 차로는 수입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

여기에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더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품질까지 갖추고 국내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는 중국차다. 필자는 얼마 전 중국차 여러 대를 완전 분해 조립하면서 깜짝 놀랐었다. 불과 5년전 차량과 기술, 품질 수준이 하늘과 땅 차이였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브랜드와 품질 안전성을 무기로 하는 유럽차, 특히 독일차들과  가격과 품질을 무기로 한 중국차와의 한판 승부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이같은 글로벌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무기는 크게 세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째, 정부가 고객에 대한 무한 신뢰를 주는 정책을 만드는 것이고, 두 번째는 진정한 명차를 완성할 수 있는 명품 부품이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다. 세 번째는 차량 품질에 문제가 생길 경우 믿음과 무한한 책임을 지겠다는 국내 자동차 업체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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