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오피러스 사망사고, 급발진 아닌 운전미숙이 원인"
대법 "오피러스 사망사고, 급발진 아닌 운전미숙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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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차 오피러스 (사진 = 기아자동차)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5년 전 포천시에서 발생한 '오피러스 사망사고'의 원인을 전자제어장치(ECU) 결함에 따른 급발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윤모(66)씨 부부가 기아자동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윤씨 부인 김모(62)씨는 2010년 3월 포천시 축석고개 방향 편도 1차로 내리막길에서 신형 오피러스를 운전하다가 6m가량의 개천을 뛰어넘어 언덕에 부딪히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뒷좌석에 앉아있던 1명이 사망했고, 김씨를 포함한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윤씨 부부는 엔진에 부착된 전자제어장치 결함으로 차량이 급발진한 것이라며 소송을 냈다. 앞서 1심과 2심은 "전자제어장치 결함에 따른 급발진은 검증되거나 인정된 적 없는 가설"이라며 "가속 페달을 잘못 조작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 시속 100∼126㎞로 달리던 차량에 브레이크등이 들어오지 않은 점, 차량에서 굉음이 나지 않은 점, 운전자 신발이 가속 페달 위에서 발견된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대법원 역시 원심이 제품 결함의 증명 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대법원은 국내외 연구결과를 인용하며 자동차 급발진에 관한 인정 기준을 제시했다. 지난 2011년 도요타 자동차의 급발진이 전자제어장치 탓은 아니라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조사결과와 함께 비슷한 취지의 이듬해 국토교통부 조사결과 등을 거듭 언급했다.

법조계의 한 인사는 "차 결함에 따른 급발진 가능성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여러 건 나오면서 소비자가 제조사에 책임을 묻기는 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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