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석유公, 지원금 횡령 의혹…자원외교 수사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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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불융자' 악용 의혹…'MB맨' 성완종 회장 등 출국금지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검찰이 MB정부의 자원외교 비리 의혹과 관련, 한국석유공사 등을 압수수색하고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과 경남기업 성완종 회장(전 새누리당 의원) 등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이는 경남기업이 자원외교 '금융지원방식의 허점'을 악용, 거액의 정부 융자금을 횡령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해외자원개발을 장려하기 위한 '성공불융자제도'를 악용, 174억원을 빌린 뒤 상당 금액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성공불융자제도는 정부가 위험이 큰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에 자금을 빌려준 뒤 사업에 실패하면 융자금을 전액 혹은 일부 감면하고 성공하면 원리금 외에 부담금을 걷는 제도다. 기업으로서는 자금을 융자받은 뒤 성공하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실패하더라도 거의 손해를 보지 않는 방식이라 '도덕적 해이'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울산 소재 석유공사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또 서울 동대문구 소재 경남기업 본사와 성 회장의 서울 청담동 자택도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자원외교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의 첫 압수수색으로, 지난 12일 이완구 국무총리의 '부정부패 척결' 담화 6일 만에 3개 부패(방위사업·자원외교·대기업 비자금) 수사가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원외교가 MB정권의 핵심사업이었다는 점에서 검찰 수사의 종착지를 예단하기 힘든 '메가톤급' 태풍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검찰 관계자는 "성공불융자로 확보한 자금을 사업비 외 용도로 쓰는 등 부당이익을 챙겼는지 확인하려 한다"며 "나아가 자원외교 비리와 관련, 수사선상에 오른 공기업 및 민간기업의 사업 내용과 자금 흐름 등을 포괄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공사(55%)와 경남기업(20%), SK가스(15%), 대성산업(10%) 등이 참여한 한국컨소시엄은 2006년부터 2011년 3월까지 진행된 러시아 캄차카 반도의 티길(Tigil)·이차(Icha) 광구 탐사 사업에 참여했다.

이 컨소는 티길·이차 광구의 운영자인 캐나다 CEP社와 손을 잡았다. 경남기업은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성공불융자를 통해 각각 460만·230만달러를 빌렸다. 해당 사업은 성공할 경우 석유 2억5000만배럴을 얻을 수 있다고 기대됐지만, 사업은 실패했다.

이와 함께 경남기업은 아제르바이잔 이남(Inam) 광구 사업에 뛰어들면서 474만5000달러를 빌렸지만, 사업 실패로 한 푼도 갚지 않았다. 카자흐스탄 사우스카르포프스키 가스전에 사업에도 참여하면서 378만달러를 빌렸으나 이 중 2088만달러만 갚았을 뿐이다. 결국 경남기업은 1542만2912달러(약 174억원)의 융자금을 감면받은 셈이다.

뿐만 아니라 경남기업은 미국·멕시코만 사업에 참여하면서 1606만달러를 빌렸다. 해당사업은 사업기간이 남아 있지만, 성공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업까지 최종 실패할 경우 총 300억원가량의 정부 자금이 경남기업에 흘러들어가게 된다.

아울러 '암바토비 광산' 특혜 의혹 등도 주요 수사 대상이다. 경남기업은 2008년 광물자원공사가 벌인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 사업에 참여했다. 그러나 경남기업이 자금 악화로 투자비를 내지 못하자 광물공사는 2008년경 171억여원을 대납했고, 2010년에는 계약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경남기업의 사업 참여 지분을 인수해 주기도 했다.

이와 관련, 광물공사는 지분을 고가에 매입하고 저가에 매각해 회사에 932억원의 손실을 입혔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김신종 전 광물공사 사장 등 핵심 관련자들도 출국금지했다.

검찰은 애초 기대수익률이 매우 낮다는 지적에도 사업을 이끌고 나가면서 나랏돈을 빼돌렸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특히 경남기업이 이들 사업을 진행하면서 성 회장이 정·관계 로비를 벌였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성 회장은 MB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하기도 한 'MB맨'으로 분류되고 있다.

경남기업이 거액을 빼돌리는 창구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자원개발업체 '경남USA'를 활용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경남USA는 2008년 5월 멕시코만 가스 탐사를 위해 경남기업이 美 텍사스주 휴스턴에 설립한 법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나온 2011~2013년 경남USA 당기손이익 현황에 따르면 2013년 -180억3801만원, 2012년 -2314만원, 2011년 -1억671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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