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주진형 한화투자證 사장의 잇단 '파격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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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경력단절 방지 위해 출산휴가 확대키로

▲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증권가의 '이단아'로 불리는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의 파격 행보가 이번에는 여성 직원들의 출산과 육아 복지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 사장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현재 최대 105일까지 쓸 수 있는 출산휴가를 앞으로는 180일까지 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기간만 75일 더 늘리고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회사의 복지 정책 취지에 맞지 않다며, 추가 기간 중에서도 급여을 일부 지급키로 했다고 전했다.

주 사장이 이번에 회사 출산휴가 제도를 확대키로 한 것은 '인도적' 차원도 있지만 회사의 이익을 위한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렇게 해서라도 사내 우수 여성 인력들의 경력이 출산과 육아 때문에 단절되는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싶다"며 "현재 회사는 여성 인력 경력 단절 때문에 전체적으로 생산성에서 손실을 보고 있는데, 그 비효율과 손실을 줄이면 더 경쟁력 있는 회사가 되지 않을까. 그래서 미래에는 더 많은 여성들이 부서장과 임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출산 휴가는 60일까지 100%의 급여를 받을 수 있으며, 육아 휴직 기간은 근속기간에 포함된다. 하지만 현실은 이에 크게 못미친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사업장 101곳 중에서 70곳이 출산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임신여성에게 퇴직을 강요하는 사례도 다반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그는 국내에서 출산 수당과 육아 휴직을 도입한 것은 잘 한 일이지만, 대부분의 비용을 고용주에게 부담시키는 현 방식은 근본적으로 잘못 설계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에 고용된 여성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이 많다는 지적이다.

주 사장은 "고용주로서 출산 가능성이 높은 20~30대 여성을 고용한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손해기 때문에 꺼리게 될 수 밖에 없다"며 "국가가 사회보험을 통해 모두에게 공평하게 제공해야 할 것을 기업에게 떠맡기면 남녀 차별과 노동시장 간 차별을 조장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람직한 대안으로는 국가가 사회보험의 일종으로 육아휴직보험을 통해 지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출산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스웨덴의 사례처럼, 남녀 차별을 줄이려면 남자 직원들에게도 육아 휴직 수당을 주고 남성들이 쓰도록 권장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때문에 주 사장은 이번에 여성들의 출산휴가를 늘리는 동시에 남자직원(배우자)의 출산휴가까지도 기존의 5일에서 10일로 늘리고, 휴가기간 중 100% 급여를 지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9일에는 출산뿐만 아니라 육아에 관련된 정책도 같이 생각해야 한다면서 육아 휴가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주 사장은 "출산휴가 기간과 급여를 조금 늘리는 것만으로는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따라서 육아 휴가 기간도 1년 더 늘렸는데, 이는 한 번에 이어서 쓰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나눠서 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 사장은 이러한 제도가 오히려 여성인력 고용을 꺼리게 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경계했다. 그는 "모든 정책에는 부작용이 따른다. 전체적으로 틀이 잘못돼 있으면 그 안에서 나름 개선하려고 해도 한계가 있고,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며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냥 놔두는 것은 잘못인 거 같아서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주 사장의 방침에 따라 남성 배우자를 비롯해 출산휴가를 늘리기로 했다"며 "구체적인 시행 날짜는 조만간 발표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재 국내 대·중소형사 증권사 경우에는 남성(배우자)들의 출산휴가는 평균 3~5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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