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4Q 실적 '선방'…증권사 전망 엇갈려
대우조선해양 4Q 실적 '선방'…증권사 전망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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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가시성 개선" vs "수주 둔화+CEO 리스크"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장기적인 업황 불황으로 대형 조선사들의 수주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우조선해양만이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해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전망은 다소 엇갈리는 분위기다.

조선 빅3 중 가장 높은 수주 가시성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주가흐름을 예상하는 시각이 있는 반면, 올해 LNG선 수주 둔화 우려와 최근 CEO 리스크 등이 실적 개선에 발목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대우조선해양은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6.6% 늘은 1527억원, 매출액은 5.6% 증가한 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수준이다. 다만 841억원에 달하는 외환 손실 발생으로 16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기대치를 하회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은 영업이익만 놓고 비교해봤을 때도 조선 빅3 중 가장 양호한 성적이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249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삼성중공업의 경우 영업이익이 1830억원에 그쳤다.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은 조선업계가 장기적인 불황인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어닝서프라이즈'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는 37척(93억달러)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2척의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계약을 따내 가스선 분야에서만 총 49척, 100억 달러 이상을 수주하는 등 대우조선해양의 가스 운반선 수주 집중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현대 및 삼성중공업과 달리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충당금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도 실적 호조의 주요인이었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이날 증권사에선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실적 평가와 전망은 서로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컨테이너선 발주 움직임이 구체화되는 가운데, 유럽 양적완화 및 경기회복 기대감, 국제유가 바닥 확인 가능성 등 대외환경이 우호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또 해양부문의 대규모 손실 우려는 기우였음을 다시 한번 확인됐고, 매분기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우조선의 올해 경영계획도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대우조선해양이 공시한 올해 경영계획은 매출액 14조500억원에 신규수주 130억달러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우호적인 원-달러환율 움직임과 시추선, LNG선의 매출비중 증대에다 수주도 LNG선 위주에 컨테이너선, 초대형유조선 그리고 해양생산설비와 방산 등이 더해져 목표 초과 달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의 4분기 실적에 대해 수주부문에서 서프라이즈 모습을 보였음에도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평가도 나오고 있다. 김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손실과 자회사(신한기계) 영업권 상각 350억원, 세무조사관련 추가세액 100억원 등 예상외 손실이 약 1500억원 반영됐다"며 "영업외수지 부진이 매출과 영업이익 개선 방향성을 흐리게 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LNG선 수주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대우조선해양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는 지난해 수주한 러시아 Yamal LNG선(47억달러) 수주가 일시적이었고, 대우조선해양이 내년, 2017년 LNG선 생산능력에 달하는 물량을 대부분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것.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에는 대형컨테이너선, LNG선, 탱커선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되나 국제유가 하향 안정화로 드릴쉽 시황회복이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며 "전반적인 수주 물량 부족에 따른 조선사간 경쟁심화로 수주 수익성 개선 또한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최근 불거진 CEO 리스크도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9일 개최된 대우조선해양 이사회에선 재무제표와 임원 보수 한도 등 일반 경영 사항만 논의됐을 뿐, 사장의 유임이나 교체 안건은 배제한 채 진행됐다. 고 사장의 임기가 이달 말 끝나는 것을 고려하면 적절할 인선 시기를 놓친 셈이기 때문에, 이달 말 이후 대우조선해양 사장 자리가 공석이 될 수 있다는 상황이다.

실적 개선과 관련해서는 대다수가 내년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LNG선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6% 수준에서 올해 11% 수준으로 소폭 상승하고, 내년부터 20%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며 "따라서 영업이익률 개선은 내년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전일 대비 200원(1.01%) 떨어진 1만9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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