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안개속 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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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임기 만료가 이달 말로 다가왔지만 차기 사장 인선 과정은 말 그대로 안개 속이다. '연임이냐 교체냐' 설(說)만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대우조선이 고재호 사장 체제에서 지난해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수주 목표를 달성했고 노조와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었다.

하지만 대우조선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올해 지분 매각을 추진할 것을 염두에 두고 새로운 인물로 교체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차기 사장 인선은 현재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형국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산은이 뚜렷한 입장표명 없이 지난 5일 예정됐던 이사회는 물론 아직까지도 사장추천위원회 구성 여부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회사 일정상 오는 9일까지 이사회를 열어야 하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사회 및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장 선임 건이 다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업은행 특성상 정부의 재가가 있어야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해외순방 등의 일정으로 9일까지 명확한 지침이 내려오기 힘들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우조선은 올해 사업계획 등 회사 운영을 위한 주요 안건들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산은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만에 하나 이달 중 후임이 정해지지 않으면 임시주총이 열릴 때까지 리더십 공백상태가 불가피해진다. 고 사장이 임시로 사장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대형 계약 등 중요한 결정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현재 대우조선은 올해 역시 지난해에 이어 세계 조선 시장의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인 만큼 산은이 하루빨리 후임인선을 결정해주길 바라고 있다. 특히, 노동조합 측이 외부인사 선임을 강행할 시 파업 등 강경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산은의 결정이 회사의 경쟁력을 크게 흔들 수도 있는 상황이다.

최근 대우조선은 사상 최악의 조선업 장기불황을 딛고 세계 최대 규모의 수주를 따내며 경영정상화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정부발 인사공백 사태가 국내 조선업 회복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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